20일 현재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96일째로 접어들었다.
벌써 석 달이 흘렀지만 정치권의 세월호 특별법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오는 24일이면 세월호 참사 100일 째이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대부분 승선한 사람들의 생사는 확인됐지만 아직 11명의 실종자들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4일부터 세월호 대책위 가족 15명은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본청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고, 20일 현재 7일째를 맞으면서 농성장 방문객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18일 정부의 외국 전면 쌀개방 발표로 농민단체, 노동자단체 대표 등이 삭발까지하며 대정부 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정국 속에 오는 30일 미니총선이라고 불리고 있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전국 15 곳에서 치러지게 돼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전면 쌀개방 문제가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오후 국회 본청 정문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세월호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 때 가장 마음을 아프게 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단식 농성을 한 세월호 가족 중 가장 관심이 갔던 것은 한국으로 시집온 다문화 가족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의 앞에 놓인 피켓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4반 슬라바 엄마’라고 적혀 있었다. 

“제가 내 아들 17살까지 키워서 왜 죽었는지 알고 싶어서 여기(국회) 왔어요. 내 아들 만이 아니에요. 우리 얘들이 다 왜 죽었는지. 왜 아무도 얘들을 안 도와줬는지. 그것만은 알고 싶어요.(단원고 2학년 4반 슬라바 엄마)”

바로 고인이 된 슬라바의 엄마가 단식을 벌인 가장 큰 이유는 한 마디로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규명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4.16 참사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특별법이 만들어져야 하고 특별법의 핵심인 진상규명특별위원회를 투명하게 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해야 처방이 나오게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런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기위해 대한변협, 전문가 등의 의견을 모아 ‘4.16참사 진실규명과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을 만들어 국민 350만 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청원했다.

이 법안에는 진상규명특별위원회에 참여한 인사에 대해 피해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 1/2과,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래야 성역 없는 수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유가족들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와 SNS도 선보이고 있다. 피해자 전원 의사자 지정과 단원고 특례입학 등을 요구했다는 기사와 글이다.

이 때문에 18일 오후 엄마부대봉사단, 탈북여성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 세월호 가족 단식 농성장을 찾아 항의를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 문제는 순전히 누군가에 의해 의도가 드러난 글이었고, 피해 가족들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점도 밝혀졌다. 

소문의 진원지가 정확히 어디인지를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기사나 글들은 피해자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꼴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대해서는 안 된 글들이다.

단식농성장을 찾는 보수단체들의 막말 파동도 정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본질을 흐리는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온 것도 문제지만 자신들의 가족들이 세월호에 숨졌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만들어진 임시기구인 국회 세월호 특별법 TF팀은 아직까지 기본 골격도 합의하지 못하고 여야가 조사위 권한만을 가지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듯하다.

TF팀은 3자 협의체를 제안한 가족대책위의 요구에도 달갑지 않는 반응이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은 형사사법체계상 전례가 없는 수사권 인정과 국가배상책임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쨌든 세월호 가족들이 불볕더위에 죽음을 각오한 무기한 단식을 하면서까지 제대로 된 특별법을 요구하며 절규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특별법에 대해 성의 있는 논의를 즉각 실행해 옮겨야 한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성찰해야 한다. 국회도 특별법 제정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세월호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어, 앞으로는 절대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설령 관례가 없더라도 관례를 만들어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성역 없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받아드려야 한다.
십 여일 남은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와 정부 외국 쌀개방 발표 등이 선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얼마있으면 세월호 참사가 100일이 가까워진다.
이제 특별법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여야가 합의한 7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특단도 필요하다. 
국회에서의 특별법에 대한 여야 합의를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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