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저녁의 게임 시사회





영화를 좋아한다. 추리물이나 잘된 SF, 멋있는 로멘스 댜큐나 휴면스토리 다 좋아한다.  그리고 독립영화의 특이함을 좋아한다. 

독립영화를 팔팔 살아 뛰게 만드는  도드라지는  호기심, 실험과 모험정신을 더 없이 좋아한다. 

예전엔 한국영화의 좀 눅눅함이 싫었는데 언제부턴가 헐리우드로 영화가 참 심심해지기 시작 하면서 독립영화는 더 좋아졌다.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가슴으로 묻어드는 영화가 있다 . 이런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오는 순간은 분위기가 벌써 다르다. 꼭 이슈가 되거나 흥행이 됐다.

일반 영화에선 올드보이와 동막골, 괴물이 그랬고  독립영화에서는 워낭소리 똥파리와 낮술이 그랬었다.

15일 시사회를 가진  "저녁의 게임" 역시 단조롭지만  메시지가 강한 탓인지 보는 내내 조마조마한 긴장감이 있었다.  

독립영화는 원래 특이함이 지뢰처럼 퍼져 있다. 아니 어쩌면 독립영화 자체가 지뢰밭이다. 어디로 생각의 파편이 튈지 모르는 지뢰밭 같은  그런 영화였다, 단조롭고 단순한 그리고 한가지 주제에 대해 돋보기를 들이대지만  그렇다고 크게 역전을 꿈꾸지는 못하는 일상을 나타낸다.   

가정폭력의 그 끈질김과  헤어나기 힘든 일상화  가족끼리의 상처는 평생가고  상처도 깊어 치유되기가 더 힘들다던  어느 전문의 말이 아니더라도  영화는 집요하게 이것을 파고든다 .

주인공의 무표정함과  의미없이 계속되는 지루한 동작은  장면장면마다 곧 무엇인가 터질듯한,  한숨을 뿜어내야 할 타임에서 그렇지 못하고 참아야 하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독립영화 답게 등장인물도 단조롭고 여자 주인공(하희경= 성재역)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역할이라 대사마저 뜸하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구차스런 배경과 상황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블랙유머처럼 고급스러운 장면을 삽입한다.  가령 재개발 지역에 덩그렇게 남은 주인공의 집은 독립영화에 나오는 배경치고는 고급스럽다. 

주인공의 차림새 또한  아슬아슬한 노출로 치매로 오락가락하는 아버지와 상처입고 누추하게 살아가는  모습치고는 너무 고고하다고나 할까.

독립영화의 주제가 표현을 풀어내는 방식을 보자면  반짝이는 촌철살인일 수도 있고 무한감동일 수도 있고 돋보기를 크게 들이대는 수법일 수도 있고, 또한 블랙코미디나  허탈로 표현될 수도 있지만  이영화는 이런 모든 것들을  강도를 약하게 해서 적당히 얼버무렸다는 생각이 든다 . 

독립영화 답게 파격적인 노출신과 관능적인 여주인공의 몸짓은 어려서의 겪은 충격과 영화 전반을 흐르는  분위기를 지배한다.



감독(최위안= 최낙권)은 방송에서  드라마를 제작한 경력이 많은 사람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화는 이번 저녁의 게임이 데뷔작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3년전에  제작되었지만 국내에 일반인을 상대로 상영된 적은 없다고.  그동안 외국에서 먼저 호평을 받았고 2009년 유바리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오프시어트 경쟁부분 특별상을 비롯 모스크바영화제, 바르셀로나 아시아영화제는 경쟁부분에 똥파리와 함께 초청받기도 했다.

기자간담회(아마도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직 끝나지 않은 관계로 기자간담회는 조촐했다)와 영화 엔딩에서 감독은 저녁의 게임이 오정희의 동명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

물론 소설을 그대로 영화화 한것은 아니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머리속에서 필름이 돌아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어려움을 그냥 나름대로 해석을 하고 말까 하다가 감독과 제일 가까이 앉은 죄로  허접한 질문을 했다. 

영화전체적인 흐름으로 봐서  감독의 의도가  몇가지 짐작이 가지만 정확하게 무엇을 나타내고자 한것이냐 좀 어려운것 같다고.

감독은 솔직했다 어려운 부분이 자신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다른 영화와 차별성이 그것이라고.  

그러면서 영화에 깔린 진한 주제는 가정폭력이며 이를 통해 벗아날 수 없는 여인의 일상을 담고 싶었다고 짚어줬다.  

그리고 영화는 상영되면 관객의 것이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원작과 다르게 여자 주인공이 말을 못하도록 한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원래는 대사를 해놓고 나중에 대사를 없애고 다시 했다는 것.

또한 처음생각에는 월남 파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들의 파병과 가정폭력의 원인고리를  다루려고 생각해 월남에서 찍으려고 했다가 무산됐다는 이야기도 했다.

영화는  영화 전반에 흐르는 아슬아슬한 노출신과  완전 전라가 등장하는 파격적인 노출신이 있다. 정사신이 아닌 전라 그것도 앞모습의 노출신은  또다른 충격이었다.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심의를 어떻게 통과 했는지 물었다. 처음엔 그냥 별일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가까이서 얼굴을 맞대고 있었던 탓인지 솔직하게 대답했다 .

사실  전주영화제 가편집판에서는 더 쇼킹한 노출신도 있었다. 하지만 사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었고 자신도 보편적 상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인지라  스스로 잘랐다고 했다. 그래서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출연 :  하희경, 정재진
감독 :최위안(최낙권)
개봉 : 10월 29일

< 이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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