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노래, 아리랑 4집’ 음반 참여 국악인 김영임, 작곡가 이지수 씨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아리랑은 한국의 민요다. 하지만 민요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 우리 민족이 있는 곳에는 언제 어디서나 아리랑이 있었다. 아리랑은 곧 한국인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우리 민중들에게 큰 위안과 의지가 돼 온 ‘치유와 화합의 노래’ 아리랑. 기교를 배제하고 부르는 ‘정선아리랑’, 흥과 신명이 가득한 ‘밀양 아리랑’ 등 한민족의 문화를 만들어내듯 이 땅 곳곳에서 개성을 갖고 변화·발전됐다.

 

‘마음을 이어주는 세계인의 노래, 아리랑’
‘마음을 이어주는 세계인의 노래, 아리랑’ 4집 앨범 수록곡 중 ‘정선아리랑’에 참여한 김영임(왼쪽), 이지수 씨.

 

아리랑은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자주 연주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과 함께 제작한 ‘마음을 이어주는 세계의 노래, 아리랑 4집’을 지난달 27일 발매했다. ‘아리랑 4집’은 문체부가 2010년부터 ‘아리랑 세계화사업’으로 제작하고 있는 음반 중 네 번째로 조용필, 시크릿 등 다양한 장르의 국내 가수들이 국악 명인들과 협연했다.

이번 음반은 우리 민족의 대표상징이자 전통문화부터 대중문화까지 우리 문화의 저변에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져 있는 아리랑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함이다.

“국악인의 목소리와 오케스트라가 만나 힘차면서도 웅장한 느낌”

‘마음을 이어주는 세계인의 노래, 아리랑’ 앨범 1번 수록곡인 ‘정선아리랑’에 함께 작업한 국악인 김영임 씨(61)와 작곡가 이지수 씨(34). 이들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김영임 씨의 사무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김영임 씨와 이지수 씨는 숱한 세월에 담긴 한국인의 애환과 정을 담아낸 아리랑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정선아리랑’을 오케스트라버전으로 녹음해 동서양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어냈다. 

 

‘마음을 이어주는 세계인의 노래, 아리랑’ 4집 앨범 수록곡 중 ‘정선 아리랑’과 ‘밀양아리랑’에 참여한 이지수 씨.

 

이지수 씨는 그동안 실미도,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등으로 각종 영화제와 음악 시상식에서 작곡상을 수상한 작곡가로 클래식하면서도 특색있는 음악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전수자인 김영임 씨는 최근 (사)아리랑보존회의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 아리랑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1번 트랙인 ‘정선아리랑’을 녹음한 김 씨는 역사의 고개마다, 삶의 고비마다 긴 세월 기쁨과 슬픔, 감동의 순간을 함께 했던 다양한 아리랑을 구성진 목소리로 들려줬다. 곡을 편곡한 이 씨는 김영임 씨의 특유의 웅장함과 파워풀한 에너지를 살려 곡의 분위기를 정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김영임 선생님의 아리랑에 대한 섬세하면서도 파워풀한 표현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전세계인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점을 생각하면서 편곡을 했다”며 “아리랑에 오케스트라 협연이 더해져 동서양의 웅장한 매력이 잘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씨는 “이지수 씨가 작업한 ‘아리랑 랩소디’라는 곡을 들었을 때 아리랑을 이렇게 세련되고 아름답게 표현했다는 것에 놀랐다”며 “기회가 될 때 이지수 씨와 꼭 한번 같이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라도 함께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마음을 이어주는 세계인의 노래, 아리랑’ 4집 앨범 수록곡 중 ‘정선 아리랑’과 ‘밀양아리랑’에 참여한 이지수 씨.
김영임 씨와 이지수 씨는 ‘아리랑’이라는 우리의 민요를 전세계에 꾸준히 전파할 게획이다.

 

김영임 씨는 “우리가 우리 것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어디든 찾아가 우리의 아리랑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영임 씨는 전 연령대의 사랑을 받는 우리의 아리랑을 만들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사회에 아리랑을 전파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주로 영화음악을 작업해 온 이지수 씨에게도 ‘아리랑’은 꾸준히 계속 알리고 싶은 ‘꿈’이자 목표다.

무대에서 카리스마 넘치게 좌중을 압도하는 김영임 씨의 꿈은 소박했다. 누구든 아리랑을 입에서 부르고 따라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사랑받는 ‘아리랑’ 널리 전파할 것”

김영임 씨는 아리랑이 더 이상 ‘딱딱한’ 과거의 민요가 아닌 언제 어디서든 사랑받는 음악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겠다고 전했다. 김 씨는 진정한 문화융성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삶 가까이 전통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민족이 우리 한복을 입고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꼭 갓을 쓰고 두루마리를 한 채로 어른들만 기억하는 아리랑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젊은 세대들도 널리 사랑하는 아리랑을 만들고 싶어요. 우리의 전통문화를 잘 알고 나아갈 때 진정한 문화융성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김 씨와 이 씨 모두 이번 음반을 계기로 만난 인연을 소중히 여겨 또 다른 무대에서 ‘아리랑’을 함께 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음반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우리의 아리랑은 정말 격조높은 우리의 자랑스런 민요죠. 아리랑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또 세계로 더욱 뻗어나가기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언제든 무대에서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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