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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예방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예방백신 부작용 의혹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일찍 시작한 선진국은 예방효과가 통계로 검증되고 있어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 참가한 몇몇 의학자들이 부작용 가능성을 들어 자궁경부암 백신의 접종 중지를 촉구했다는 내용이 국내 언론에 보도되면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2월 2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이들 의학자들은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백신에 들어가 있는 특수 알루미늄이 부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맞은 일부 환자에게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에 대한 불안이 높아진 바 있다.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의 부작용 논란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조병구 총무이사는 “400만∼800만 명당 1명 꼴로 나타나는 극소수의 사례만 부각되고, 다른 백신에서도 일반적으로 보고되는 경미한 이상반응까지 심각한 문제처럼 포장되는 등 유독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에 한해서만 백신의 긍정적인 효과는 무시되고 이상 반응이 지나치게 확대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병구 총무이사는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백신 반대 의견을 가진 소수의 의료진만이 참석해 진행한 행사였다는 점이 간과된 채, 부정적 이슈만 강조되고 있어 일반인들의 오해에 불을 지피고,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지속적으로 벌여온 자궁경부암 예방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모든 사실을 종합해 본다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조기에 접종해야 할 긍정적인 이유는 충분하다.

일본 후생노무성 산하의 백신안전성위원회에서는 지난해 6월 처음 부작용 이슈가 발생된 후 HPV 백신에 대해 논의해왔으며, 올해 1월에는 ‘보고된 이상반응을 검토한 결과 원인이 백신 자체 성분이라기 보다는 접종 시의 통증이나 불안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부작용 이슈가 터진 직후인 지난해 7월에 이어 올해 2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제공된 국가 면역 프로그램을 통해 HPV 백신 안전성에 대해 평가한 결과, 현재 시판 중인 HPV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월 20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된 세계산부인과불임학회(COGI) 국제회의에서 관련 전문가들은 “자궁경부암 백신의 경우 현재까지 보고된 모든 의심 사례를 독립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해 위해성·유효성 균형을 평가한 결과, 일관적으로 백신 접종을 계속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으로 불리기도 하는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은 자궁경부암의 예방에 획기적으로 기여해 왔다. HPV 백신은 70% 이상의 자궁경부암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암의 유발인자인 HPV16 또는 18형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아 줌으로써 자궁경부암을 예방해 준다. 이러한 HPV백신 접종의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는 국가접종을 일찍 시작한 선진국에서 이미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HPV백신을 국가 접종사업으로 도입한 호주에서는 시행 2년 만에 18세 미만 여성에게서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고등급 상피내 종양이 74% 감소했다. 유럽의 24~45세 여성은 백신 접종 후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이 94.1% 예방된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은 백신 도입 후 10대 여성의 HPV 16, 18형 감염률이 50%나 감소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자궁경부암 환자의 생존률이 OECD 국가 중 1위라고 하지만, 후진국병이라는 자궁경부암 발병률에 있어서는 선진국이라고 보기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0년 HPV와 자궁경부암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자궁경부암 발생률(연간 인구 10만명당 발생자 수)은 14.5건으로 동아시아 평균 11.9건보다 높다.

또한 단순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자궁경부암 사망률을 보면 그 차이가 더 크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혜택을 전혀 받고 있지 못한 북한은 WHO 보고에 따르면 매년 평균 1119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는 북한 여성이 10만명당 9명 꼴 되며, 특히 성생활이 활발한 연령인 15~44세 북한 여성의 자궁경부암 사망률이 10만명당 7.2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평균 사망률 10만명당 사망자 2.6명의 3배 이상 높고, 전 세계 평균 7.6명 보다 높은 수치이다.

조병구 총무이사는 성 생활 개방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젊은 연령층은 자궁경부암으로부터 더욱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젊은 연령층의 자궁경부암 발병은 이미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중1~고3 연령대의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성 경험이 있는 10대들의 성관계 시작 연령은 매년 낮아지져 2012년 현재 13.6세이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2년에 0~19세 여성의 자궁경부암 진료비 지출이 5년간 224% 급증했는데, 전 연령층의 총 진료비가 34.4% 증가한 것에 비해 젊은 연령층의 자궁경부암 발병이 매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한국 여성의 건강을 위하여 자궁경부암 예방 노력에 경주해야 할 이 시점에, 공신력 있는 보건기구나 정부 기관의 입장 등을 같이 보도하지 않고, 일부 편향된 소수의견만을 보도하는 언론 보도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려는 의학계의 노력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만큼, 앞으로는 자궁경부암 관련 보도에 언론이 더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하였다.

김나영 기자  skdudd05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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