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가까이 춤을 춰왔지만 지금도 무대에 서는 것이 제일 좋고 떨립니다.”

국내외 무용계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김구자원로는 1958년 서울 박금술 무용연구소에 입소하며 춤을 벗삼아 올곧은 삶을 누려왔다.

서울 성동구에서 태어난 김구자 무용학원장은 1972년부터 서울 동대문구 면목동에 김구자무용연구소를 개원하며 후학양성에 매진했다.
한때는 너무 힘들어 자신을 지켜준 무용을 관둬야지 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다.

그러나 수 없이 무대에 올라 춤을 췄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도 선보였다. 공연을 하지 않으면 ‘왜 사는지 모르니까’라는 자문자답도 무수히 주고받았다.

비슷한 또래의 여자들처럼 편안히 여행을 해본 적도, 쇼핑을 다닌 적도 없으리만치 밤을 지새고 해가 뜰 때까지 춤을 연구하는게 편했을 정도다.

뒤이어 1979년에는 미국의 일리노이주 시카고로 이민을 떠나며, 무용학원을 개원하기에 이르렀다.당시 시카고에서 주최하는 아시아나페스티벌에서도 두각을 뽐냈다.

누구에게나 선뜻 도움주기를 좋아하는 따뜻한 성격 덕에 작가, 화가같은 예술가들과의 교류도 폭넓게 나눴다.

그들로부터 받은 자극과 안주하지 않으려고 기울이는 부단한 노력이 고스란히 그녀의 작품에 투영되며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이듬해 1980년 어린이날 TV 특별프로그램에서 한국무용을 소개한데다 코미디언 쟈니윤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1981년에는 엘모우드팍 워먼클럽 주최 벨비휫 패션쇼를 통해 한국의 의상과 무용을 소개해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했다.

1982년으로 접어들어 텍사스주 휴스톤으로 이주한 뒤 1984년 제5회 아시안아메리칸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통해 갈채를 받았다.

더욱이 1988년 대한민국 국무총리 표창장에 이어 1989년 미국의 주지사 빌 클린턴의 감사장, 2010년 후스톤 시의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뿐만아니라, 2011년에는 대한민국의 이명박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장을 받는 영예를 차지했다.

김구자 원장은 “항상 공연할 때마다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값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행사에 참가했다”고 상기했다.

이같은 상황에 친인척과 이웃, 무용단원들은 십시일반 도움으로 자아개발은 물론 무용학원을 꾸려오고 있다고 귀띔한다.

무용가로 사는 것은 개인적인 어려움 외에도 사회적인 인식과 맞서 싸우는 일의 연속으로 자기관리에도 철저를 기했다.

사실 각국의 올림픽이나 월드컵, 엑스포, 아시안게임 같은 중요한 국가행사가 있을 때마다 비가 쏟아져도 미끄러져도 무용가들은 예정된 공연을 멈추지 않았을 정도다.

박근혜 정부들어 ‘문화융성’이란 기조는 좀더 빨리 시작됐어야 했다는 소박한 꿈이다.

한 정권내에서 당장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호흡을 길게 잡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동일한 의식과 공감대를 갖는게 효과적이란 견해이다.

춤의 보급운동을 추진해 가겠다는 그는 국가적인 의지 또한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일각에서는 ‘살기도 힘든데 무슨 예술이냐’. 사실은 소수의 특정 예술인들이 문화대국을 만든다. 그것 때문에 경제적인 대국으로 발전한다. 예술가들이 남긴 작품은 그 나라의 국력이 됐고 국위가 상승됐다.”

"예술은 주변에서 내가 볼 수 없었던 것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놀라운 통찰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곧 이것이 예술이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문화적 자산이 되는데다 무용에 대한 생각 또한 달라지고 있다는 미래비전을 제시한다.

좋은 사회가 좋은 예술을 육성시키며, 양질의 예술과 사회적 문화, 복지수준의 향상은 긴밀한 함수관계다.

다수가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비효율성의 증대가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하는 효과적인 투자라는 인식을 기대한다.

바로 김구자학원장은 초중고교에서 이뤄지는 예술교육의 적극적인 지원이 청소년 문제와 사회 범죄율을 낮추는 데 시의적절한 투자라고 주장한다.

1세대 한국 현대무용의 최고 무용수, 안무가, 예술감독, 예술행정가, 융복합 교육의 선도적인 천상의 무용가 김구자 학원장.

그는 대한민국 무용계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펼치며 여전히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BIZ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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