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충남대 교수>
우리의 대표적 전통음식인 ‘김치’는 우리에게 너무 친숙하기 때문에 공기나 물처럼 누구나 잘 아는 것으로 여기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김치에 대해 연구하겠다고 연구비를 신청하면 ‘김치가 무슨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느냐?’ 하면서 무시당하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때만 정부출연연구소에서 김치에 대한 분석이 일시적으로 진행되어 온 것이 그간의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일본이 우리의 겉절이와 유사한 식품인 기무치(キムチ)를 국제표준으로 등록하려 하면서 김치에 대한 논란이 크게 제기되었습니다.

그 문제가 발단이 되어 2001년 7월 5일 한국의 김치가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국제식품 규격으로 승인받으며 김치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에 한국식품연구원 부설로 ‘세계김치연구소(http://www.wikim.re.kr)'가 설립되어 김치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김치연구소가 위치하고 있는 거리의 이름은 ‘김치로’(광주광역시 서구)로 명명되어 있습니다.
김치는 2006년에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Health)'지가 선정한 세계 건강식품 ‘베스트 5’에 선정되었습니다.
당시 헬스지에서 선정한 5대 건강식품에는 김치를 포함하여 스페인산 올리브유, 그리스 식 요구르트, 일본의 낫토 그리고 인도의 렌틸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우수 건강식품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있는 김치의 현주소를 살펴봅니다.

헬스지는 올리브유는 항산화 물질과 심장을 보호하는 물질이 풍부하여 노화방지에 좋은 장수식품으로, 그리스 식 요구르트는 면역계와 뼈 조직을 강화하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항암효과와 체중감량 효과 식품으로 선정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청국장과 비슷한 콩 발효식품인 일본의 낫토는 변비를 없애주는 다이어트 효과와 함께 정장작용이 좋아 장 내 이로운 유산균의 활동을 돕는 식품으로, 인도의 렌틸콩은 단백질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섬유질과 함께 비타민 B, 철분, 인 등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헬스지에서 김치는 비타민 A, B, C 등 핵심 비타민이 풍부하고,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식품에서 나오는 유산균과 같은 건강에 좋은 박테리아가 많아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발효된 배추에는 암세포 억제물질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주요 선정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김치는 칼슘이나 인과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며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식품으로 상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헬스지는 한국 사람은 1년에 1인당 평균 40파운드(18㎏)의 김치를 먹는 것으로 소개하며 아침식사로 김치에다 달걀, 토마토, 버섯 등을 섞어 만든 스크램블 에그를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김치’란 말은 사전에 품사는 명사로 ‘우리나라 특유의 야채 가공식품의 하나. 무, 배추, 오이 등과 같은 야채를 소금에 절여 고추, 파, 마늘, 새앙 등 여러 가지 고명을 버무려 담근 반찬. 만드는 방법이나 계절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음’이라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그에 부가하여 김치말이는 김치국에 만 밥이나 국수 같은 음식 그리고 김치찌개는 김치를 넣고 끓인 찌개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김치는 절인 배추나 무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젓갈 등의 여러 가지 양념들을 혼합하여 낮은 온도에서 젖산균의 생성을 통해 발효시킨 식품입니다.
김치의 재료가 되는 채소에는 칼슘, 구리, 인, 철분 등 미네랄이 풍부하며, 채소에 다량 함유된 섬유소는 변비, 장염 등의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채소의 즙과 절일 때 들어간 염분은 위장의 단백질 분해효소 분비를 촉진하여 장내 미생물들의 분포를 활성화시켜 줍니다.

발효가 잘된 김치는 장(腸)의 건강에 좋은 유산균과 젖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습니다.
잘 익은 김치 1g에는 유산균이 1억 마리 정도 들어 있는데, 이는 같은 양의 요구르트보다 4배 이상이나 많은 양이라고 합니다.

최근 김치가 조류독감인 사스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은 김치에 다량으로 함유된 젖산균 덕분입니다.

김치는 육류나 산성식품을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혈액의 산성화로 발생할 수 있는 산 중독증을 예방해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한 김치를 만들 때 함께 버무린 새우젓이나 멸치젓 등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김치가 익으면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이용됩니다.

우리나라 김치가 외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현지에 이주한 동포들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김치 먹는 식습관을 잊지 못해 현지에서 김치를 담가먹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며 주변 외국인에게 퍼져나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김치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더 많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김치의 세계화는 이미 우리 앞에 가까이 다가와 있습니다.
이제 종합과학 작품의 하나로 알려지고 있는 김치에 우리 고유의 문화적 개념을 담아 글로벌 상품화해야 하며, 김치 문화의 세계화 전략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방재욱 교수 프로필>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과학의 이해’, ‘세포유전학‘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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