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권병창 기자] 낳고 자란 목가적인 옛 고향은 그 언제나 다시 찾아도 지친 여독을 풀어주는 마음속 궁궐이자 안식처로 모자람이 없다. 

해마다 이맘때면 맞이하는 현충일은 지난 날 가족의 숙의 결과, 고유 명절의 두 차례 만남을 매년 6월 6일을 기해 고향 산천에 모신 부모님의 산소를 찾기로 결정한 이래 4회째로 접어들었다.

6일 역시 필자는 큰 형댁의 내외분과 조카 가족들 함께 어김없이 올해도 부모를 모신 백제의 옛 고을 부여, 임천을 다녀왔다.

필자가 태어난 고즈넉한 임천에는 큰 바위 절벽 옆 계단을 오르면 석축 위에 우뚝 선 천연기념물 제564호 느티나무가 솟아 있다.

수령 400년은 족히 넘을 느티나무로 일명 ‘성흥산 사랑나무’로 널리 애칭된다.
이 나무를 배경으로 서동요 등 여러 드라마가 촬영된데다 몇차례 안방극장을 풍미했을 정도다.

사방이 탁 트여 주변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먼발치로는 강경읍과 금강 하류마저 내려다보이는 일출과 일몰 또한 압권이다.

이같은 수려한 경관과 추억이 담긴 고향은 여전히 아련한 기억을 소환하며 6월 6일이면 견우와 직녀가 다시 만나듯 싱그러운 고향 산하를 찾는다.

어린 시절 뛰놀고 자라던 생가터는 흔적조차 사라졌지만, 이제는 반세기 전의 생생한 추억만이 고스란히 남아돌 뿐이다.

두눈시린 고향에는 이제 저 하늘의 별이 됐을 마을 분들이 수많지만, 수채화같은 고향 마을의 들녘은 꿈이 살아 숨쉬는 한편의 동화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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