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권병창 기자] “그 시절에는 늘 업소에서 벗어나는 것을 꿈꾸면서 살았다.”

김진기 파주시 부시장은 최근 시청 인근에서, 연풍리 일대의 성매매집결지에서 성매매를 하다 여성인권센터 ‘쉬고’의 지원으로 탈성매매에 성공해 자립한 여성과 만났다.

만남은 파주시가 「파주시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 지원 조례」의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하기에 앞서 여성들이 탈성매매와 자활 시에 경험하는 어려움은 주로 어떤 것인지, 탈성매매에 성공해 자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지원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마련됐다.

현재 성매매집결지에 있는 여성들이 사회로 나오기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해 달라는 김진기 부시장의 요청에 성사됐다.

익명의 여성은 “그 시절에는 늘 업소에서 벗어나는 것을 꿈꾸면서 살았다”고 이야기를 시작한 여성은 성매수자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했지만 외면당하기 일쑤였다고 밝혔다.

"업소에서 도망치고 다시 잡혀가고를 반복하면서, 매질도 당하고 빚이 점차 늘어나면서,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무기력한 상태에서 성매매를 지속하게 됐다"며, 여성들이 발이 묶일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파주시가 여성들의 탈성매매와 자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소식을 대부분 듣지 못했을 것이고, 들었다 하더라도 업주의 이간질과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경험 탓에 믿지 않을 것이라고 주지했다.

그는, 자신이 업소를 나올 수 있었던 것처럼, 파주시와 여성인권센터 ‘쉬고’가 내민 손을 쉽게 거두지 않는다면, 여성들도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탈성매매 이후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 훈련 과정을 마치고 일자리를 찾는다 하더라도 많은 여성들이 청소년기에 성매매로 유입됨에 따라 학력 기준이 미달되어 뒤늦게 검정고시에 응시하는 등 자활에 성공하기까지는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되므로 여성들이 다시 성매매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타 지자체보다 생계비, 주거비 등의 지원 기간을 늘려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자신이 과거에 성매매했다는 사실이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알려지는 게 가장 두렵지만 여성인권센터 ‘쉬고’의 지원으로 새 삶을 살고 있는 자신처럼 많은 여성들이 새 삶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 큰 용기 내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파주시가 성매매집결지를 꼭 폐쇄해 주셔야 한다. 여기서 멈추시면 여성들은 죽을 때까지 성매매를 못 벗어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진기 부시장은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삶을 감당했을지, 정말 가슴이 아프다. 오늘 주신 말씀을 토대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시장은 "파주시가 성매매집결지를 하루빨리 폐쇄해 오늘의 큰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화답하며 만남의 자리는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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