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가락시장내 ㈜수지청과 후레쉬의 김은영대표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내 수지청과 후레쉬의 김은영대표가 잠시 포즈를 취했다.>

[가락시장=권병창 기자] 꿈결속 잠자리를 박차고 어두운 심야를 지새우며 새벽녘 찬공기를 가르는 대표 농수산물 가락시장에는 극한직업군으로 손꼽히는 현지 산업전사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에게 2년여의 지리한 시간과 함께 코로나19는 일상을 붙잡는 상황인 가운데 밤을 낮삼아 구슬땀을 흘리는 산업역군(産業役軍)의 현장을 찾아 이른시간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을 찾아 삶의 터전을 조명해 본다.<편집자 주>

보통 사람들과 낮과 밤이 바뀐 생활에도 이곳 상인들은 분주한 손놀림속에 익숙하게 움직이며 새벽녘 찬기온에도 땀 흘리며 일하는 삶의 전장터를 방불케 했다.

이같은 코로나19의 직격탄에서도 유난히 발 빠르게 시장통을 누비며, 에너지 넘치는 밝은 모습의 작은 체구의 여성이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제2의 삶의 터전을 일궈나가는 ㈜수지청과 후레쉬의 김은영<사진>대표.

바쁜 일정 속에서도 혼쾌히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해 준 그녀는 올해 2월, 코로나 여파속에서도 개업을 해야하는 것에 대한 고민 끝에 지금의 ㈜수지청과후레쉬라는 상호를 걸고 국산 및 수입과일 취급전문 과일 중도매인으로 신화창조의 부푼 꿈에 젖어 있다.

결혼 후 전업주부로만 살아 온 김 대표에겐 무모한 도전에 가까운 조심스런 선택이었고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던 결정이었다는 후문이다. 

<맛깔스런 과일류를 직접 점검하고 있는 김은영수지청과 후레쉬 대표>

그는 주변의 우려와 걱정이 여린 마음을 뒤흔들었지만, 과감하게 응원해주고 이끌어 준 이는 다름아닌 가락시장의 엽채류 부문에서 20여년째 꾸준히 자리를 지키며 인정받은 남편이었다고 손꼽았다. 

김 대표는 첫 시작부터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죽은 쑤면 안되고 맛있는 밥을 짓겠다는 각오로 배우며 익히며 시장 생활에 맞춰 나갔다는 후일담이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낮과 밤이 바뀐 이면 생활에 적응 하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고 버거웠지만, 그녀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곧 코로나19로 인한 가락시장 전반에 걸친 공간적 제한과 방역지침 이었다. 

코로나19의 여파 등으로 가락시장을 찾는 유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이는 매출 감소와 김 대표처럼 처음 시작한 신생 후발업체에 가장 중요한 신규 거래처 확보에 어려움으로 작용했고 매달 결제금 입금 지연까지 겹치면서 현상 유지도 힘든 진통을 감수해야 했다. 

어려웠던 점은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과일 경매서부터 물건 사입, 직원 관리 등 모든 면에 서툰 만큼 긴장과 피곤에 고스란히 노출돼 체력적으로도 한계가 느껴졌다며 토로했다.

앞서 추석 대목즈음 남편의 가게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때 사업주로 2주간 격리를 당해 큰 피해를 보는 시련까지 맞딱트렸다.

또한, 김 대표가 운영하는 옆 가게에서 확진자가 나와 며칠씩 가게를 폐쇄당해 영업을 못하는 등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마음고생 또한 감출수 없었단다. 

김 대표는 이같은 일련의 힘든 상황을 겪으면서 이 일을 계속해야 할지 수없이 고민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마음을 추스르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전언이다. 

<새벽에 경매과정을 거쳐 들어온 단감을 설명하고 있는 김은영대표>
<좋은 식감, 신선한 과일로 식도락가의 구미를 사로잡는 수지청과의 과일류>

그녀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은 있지만 이 일을 하면서 남편의 노고와 고마움을 새삼 깨닫게 되는 새옹지마를 되새긴다.

비록 몸은 힘들지만 치열한 산업현장에서 새로운 세상을 배우고 공부하며, 삶의 열정을 되찾게 되어 값진 경험으로 여긴다며 밝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공급자와 수요자의 필수적 함수관계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거래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소신과 함께 맛 좋고 신선한 과일을 좋은 가격에 매입하여 합리적인 가격의 유통을 통해 일을 하는 보람과 재미를 느낀답니다.”

김 대표는 이제 제법 새로운 거래처도 생기고 그 사이 단골도 늘어나다보니 일에 대한 즐거움과 만족도가 높다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 걱정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고 편하게 가락시장을 찾아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 힘들게 버티고 있는 상인들의 얼굴에도 웃음 꽃이 피어나길 간절히 소망했다. 

지금은 소비자가 자신이 판매한 과일이 맛있다고 전할 때 기분이 가장 좋고, 어딜 가도 제일 먼저 눈에 과일이 들어온다며 웃는 그녀의 모습이 잘 익은 사과처럼 붉게 손짓한다. 

김 대표는 동네에서 모두 부러워하는 소위 ‘팔자 좋은 가락동 김 여사’로 살다가 이제는 ㈜수지청과후레쉬 대표로 전업주부로 커리어 우먼이 된데다 아이들에게는 일하는 슈퍼 마더의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모습으로 남아주길 기대했다.

㈜수지청과후레쉬의 김은영 대표는 “소원하는 모두가 바라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세상에서 소중한 일상이 하루속히 회복되길 바란다.”며 “누구나 좋아하며 저렴하게 맛볼수 있는 과일을 값싸게 구매할 수 있기에 언제든지 찾아오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환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