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KA-32T헬기 정비비 과다 논란
카무프, 10년간 정비비 총 52여억원 소요
이범관 의원,1년에 최대 86일 소요기간 달해
항공대,"비행시간 대비 일정기간 필수정비 필요"


<국회 환노위는 18일 온종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피감기관인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8개 기관에 대해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국립공원에서 운용하는 KA-32T헬기의 정비비용 과다와 수리기간을 둘러싼 부적합론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국회 환노위 소속의 이범관 의원이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엄홍우)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카무프(KA-32T) 헬기는 정부에서 1997년 5월, 경협차관으로 옛 소련에 빌려준 돈을 현금으로 받지 못하고, 현물로 상환받는 방식으로 반입됐다.

카무프는 당시 31대를 들여와 산불진압과 인명구조 등을 목적으로 산림청에 20대를 포함한 해경에 8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1대가 분산 배치됐다. 

대당 29억원을 주고 들여온 헬기가 잦은 고장과 점검으로 지난 10년 동안만도 수리 정비비만 무려 52억원이 투입돼 예산낭비란 지적이다.

더구나 헬기의 정비수리로 인해 가동하지 못하는 시간이 많게는 1년에 86일에 달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대두됐다.

현행 KA-32T헬기의 지난 10년간 운영 예산은 2001년 6억11만원, ’02년 2억6천900만원,’03년 3억3천400만원,’04년 6억7천200만원, ’05년 7억7천100만원, ’06년 7억100만원, ’07년 16억1천300만원, ’08년 14억6천400만원, ’09년 7억3천700만원에 이어 올들어 현재기준 1억9천800원 등으로 집계됐다.

헬기 수리비의 경우 총 52억2천200원이 투입됐으며, 2005년 5억1천400만원,’06년 4억6천800만원, ’07년 13억5천100만원, ’08년 11억9천700만원, ’09년 4억7천700만원, 2010년 1억4천700만원이 소요됐다.

이 의원은 “지난 2009년 11월23일 교육비행에 나섰던 산림청 소속 대형 헬기가 추락, 교관 조종사와 교육생 등 탑승자 3명이 전원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는데 그 헬기가 현재 공단에서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산 카무프(KA-32T) 기종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작년 11월 6일에도 강원도 인제에서 추락해 조종사 등 2명이 숨졌고, 앞서 2001년 경북 안동, 2003년 경남 양산에서도 헬기가 추락, 사망자가 발생했는 바, 카무프 기종이 사고가 많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헬기의 내구 연한은 법인 세법상 12년으로 돼 있으나, 공단의 항공대장 황성주 조종사에 따르면, 비행 6,000시간(기체교환 주기)으로 추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단 헬기는 2,250시간의 비행경력이 있어 향후 14년을 내구연한으로 전망, 점진적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항공대가 보유하고 있는 카무프 KA-32T 헬기>

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헬기 제원을 보면, 탑재능력 5천kg, 탑승인원은 조종사 포함 18명, 2,200마력의 강력한 쌍발 엔진이 장착돼 진화용 물 등 외부 화물을 최대 5톤까지 인양할 수 있는 기종이다.

이 의원은 “공단에서 운용하고 있는 KA-32T헬기의 임무에 대해 지난 97년 카무프 헬기를 구입할 때 구입 가격은 29억8천만원 정도 들어간 반면 과거 10년간의 수리정비비는 52억원을 상회했다”고 주장했다.

이범관 의원은 “보험료와 연료비를 제하고도 순수 수리정비비만 52억원이 넘는 돈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많은 돈을 수리정비비에 쏟아 붓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하고 질타했다.

헬기 수리 정비비의 상당액이 들어가는 이유가 따로 있는지를 추가 질의한 이 의원은 "그동안 투입된 수리-정비비면 새로 헬기를 바꿀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반문했다.

이와관련, 공단 항공대의 황성주 항공대장은 "실제 카무프의 엔진 마력과 탑재능력은 여타 기종보다 탁월하다"고 전제한뒤 "일각에서 제기된 Bell기와는 화물운송 등에서 월등한 격차를 보이는 독보적 기능을 자랑한다"고 밝혀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췄다.

황 대장은 "국감에서 대두된 수리와 정비비용 과다는 헬기 정비창이 공기업이 아닌만큼 가격대비에서 본의아닌 경쟁력이 뒤쳐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인게 사실"이라고 아쉬워 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황성주 항공대장>

이 의원은 공단내 헬기 격납고에서 자체 정비를 하고 있으나, 항공정비 자격증을 소유한 정비사지만 러시아산 헬기의 특수성으로 인해 구리스 주입 및 육안검사 수준에 그쳐 현안 타개를 당부했다.
 
공단은 러시아산 헬기의 조립과 정비는 사기업인 LG상사에서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정비일수가 일 년에 많게는 86일에 달하는 등 비상시 대처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문제시 됐다.

기체 정비는 엔진 압축기의 1단계 마모검사를 비롯한 엔진 기억박스 오일필터 세척, 엔진 연료 필터 세척, 공기필터 세척, 주회전익 축 구리스(윤활유) 주유 등을 필요로 하고 있다.

공단 소속의 정비사는 경력 엔지니어가 2명이며, 50시간마다 하는 정기검사가 실시된다. 헬기의 격납고는 230.26㎡ 규모를 이루고 있다.

이 의원은 헬기 자체 정비 현황에서 항공정비사 자격증을 가진 정비사 2명이 자체 정비를 하는데, 일련의 기초적인 것만 실시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추궁했다.

카무프 헬기를 정비할 수 있는 자격 등을 갖추게 한후 자가 정비를 할 수 있다면 그렇게 많은 예산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더 큰 문제는 지난 3년간 정비일수에서 2007년에는 61일, 2008년에는 75일, 그리고 2009년에는 86일로 점점 그 기간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고 비교했다.

게다가 2008년에는 봄철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고, 화재발생 우려가 높은 5월27일부터 7월27일까지 무려 60일간이나 정비수리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점점 헬기 활용 일수가 적어지고, 또 가장 많은 활동을 해야 할 시기에 장기간의 정비수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지했다.

즉, 수시로 발생하는 산악사고와 화재 등에 즉각적으로 투입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임무를 띠고 있는 헬기가 일년에 평균 70일 이상 계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3년간 국립공원 화재발생 현황에 따르면, 2007년에는 속리산, 다도해, 소백산 등에서 6건, 2008년에는 계룡산, 북한산 등 3건, 2009년에는 경주, 월악산, 다도해 등 7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피해액도 2008년에는 90만원에 불과했지만 2009년에는 9천47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피해액도 1억 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산불화재 시 가장 중요한 것이 초동진화가 아니냐고 덧붙였다.

언제 발생할 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할 경우 가장 빨리 출동해 인명을 구조하고 화재를 진화해야 할 임무를 띠고 있는 헬기가 1년에 80일 가량 정비를 위해 잠자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신형 헬기를 도입하려면 현재는 85억 여원이 소요되는 바, 운용중인 현 헬기가 노후돼 날지 못하거나 만일의 경우 추락할 시는 막대한 예산과 업무공백도 문제라고 우려했다.

차제에 공단 자체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헬기의 보유수를 늘리고, 보다 정비가 용이한 기종으로 교체함으로써 임무 수행에 공백이 없도록 하는게 필요하다고 이 의원은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산불진화 등 카무프 헬기의 임무는 산림청 또는 해경과 협조해 맡기고, 19개 국립공원 내 29개 사무소간 신속한 이동과 각 사무소에 필요한 항공 순시, 순찰 등을 강조했다.

그외 촬영과 모니터링을 위한 비행 등 신속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중소형 헬기를 새롭게 도입할 필요성도 검토해 볼 여지에 대해 환기했다.

이범관 의원은 산림청의 헬기사고와 비교삼아 2001년 경북 안동에서 소방헬기가 산불진화 도중 추락, 조종사 등 3명이 목숨을 잃은 사태를 술회했다.

이 의원은 이에 "최근 10년간(2009년까지) 10여 차례, 매년 1회 꼴로 이어진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헬기의 안전사고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 신속 정확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이사장은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공단과 예하 항공대 관계자는 "당초 구 소련과의 차관에 따른 채권 상계로 카무프 헬기를 반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비상의 비용부담과 오랜 정비문제는 일정시간의 비행과 정비와의 기준 대비로 청주공항내 정비창에서 수리 또는 정비하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국정감사팀=권병창 기자/정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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