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안전관리반 직원들이 해발 1,915m 천왕봉에서 갑자기 심장질환을 일으킨 조옥현(47) 교사를 응급조치후 산아래로 후송하고 있다.>

지리산 설악산 북한산 등에 10여 개 비치
국립공원관리공단,AED 투입이래 첫 결실

해발 1,915m 지리산 천왕봉에서 돌연사 직전의 40대 교사가 응급조치후 극적으로 기사회생 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엄홍우)에 따르면 18일 오후 1시께 지리산국립공원 천왕봉 정상에서 심장박동이 멈춘 등산객 조옥현씨(47.거창중앙고 교사)를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를 이용해 긴급 구조했다.

투입된 자동제세동기(AED)는 예기치 못한 심장마비 환자에게 인공적인 전기충격을 일으켜 심폐를 소생시키는 응급 의료장비중 하나다. 

당시 조 씨는 농협에 근무하는 처 김명숙 씨와 아들 영빈(16.중3)과 함께 경남 산청군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향해 등정하던 중 정상 인근에서 가슴통증을 호소, 함양 119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했다.

사고접보 즉시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나공주)는 응급구조 직원을 현장으로 급파해 이미 심장이 정지된 조 씨에게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해 심장기능을 정상상태로 회복시키는데 성공한 것.

지리산사무소의 안전관리반(반장 양경열 주임)은 되살아난 환자를 천왕봉 정상에서부터 인근 경상대학 병원까지 4시간에 걸쳐 이송했으며, 조 씨는 박용희 교수의 집도아래 심근경색 수술을 받고 가료 중이다.

양 반장은 "함양소방서 119구조대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30여 분만에 사고현장에 도착했을 때 조씨는 이미 동공이 풀린데다 청색증이 찾아온 상태여서 응급조치에 들어갔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이승록 구조사 등과 3번만에 가까스로 심폐소생에 성공한 바, 평소 훈련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차 응급처치를 받은 조 씨가 간이 들것에 실려 경상대학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기사회생한 조옥현 씨는 "천왕봉 정상에 다가설 즈음 돌연 가슴이 묵직하고 혈압이 떨어지며 등과 허리에 담이 들어 그만 정신을 잃고 쓰려졌다"며"응급 의료장비가 없었으면 아마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퇴원하면 애써준 공단 직원 등을 찾아 감사 인사와 출동한 구조 헬기 요원 등의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앞서 공단은 무리한 산행으로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탐방객을 구조하기 위해 지리산, 설악산, 북한산 등 대피소에 10개의 자동제세동기를 비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동윤외과의원(전 청와대의무실장) 원장은 "인간의 뇌는 산소와 포도당이 필요한데 4,5분만 공급이 중단되면 뇌세포가 죽어 그만 생명을 잃게 된다"며 "심장박동이 멎었을 때는 즉시 심폐소생과 심장에 전기자극을 일으켜 산소결핍을 원활하게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이에 "우리나라도 이제는 AED를 다중지역이나 중요지점에 비치해 일반인도 응급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조기수습에 나선 나공주 소장은 "올해초 고가인 자동제세동기를 본부로부터 보급받아 인명구조에 제때 투입하면서 자칫 불상사로 이어질뻔한 위기를 미연에 대처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이용민 재난관리팀장은 "공단은 그동안 국립공원 고산지역에서 안전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응급구조사 등 전문구조 인력과 함께 상당액의 자동제세동기를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이어"이번 인명구조 사례는 신속한 사고자의 신고와 응급의료 장비의 적절한 사용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권병창 기자/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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