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사무소장>

<이상배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장>
"자연도 지키고, 안전도 지킨다"
최근 주 5일제 근무 시행으로 늘어난 여가시간과 이를 통한 건강, 웰빙에 대한 관심과 함께 각종 걷기 문화는 현재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주요 방송사에서 방영되는 다양한 인기 프로그램에서 가족·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 및 야영 등을 주요 주제로 삼고 있다.

건강한 자연생태계와 수려한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어 수도권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는 북한산국립공원 역시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에 예외는 아니다.

북한산은 연간 약 1천만명 이상의 탐방객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이자 건강 수호신으로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초창기인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지리산국립공원 세석평전, 노고단 일원의 고지대는 몰려드는 취사· 야영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곤 했었다.

무분별한 이용과 답압으로 고지대 야영장 주변부가 나지화현상이 점점 확산되었다.

이에 공단은 야영장 주변의 훼손구간에 대한 대대적인 복원사업 시행과 이용자에 대한 통제(단속) 및 이용편 도모를 위하여 정규 탐방로 정비사업 등 개선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였다.

그 결과, 현재 지리산 세석평전, 노고단 일원은 주변의 아고산대 초화류 및 관목류 등의 식생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복원이 되어 있다.

지리산의 경우 이러한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복원되었으나, 현재의 북한산에는 20여년 전 지리산의 훼손과 거의 흡사한 모습을 보이는 곳이 있다. 과거 추억여행속에 있는 곳 바로 인수야영장이다.

전국 대부분의 야영장이 저지대에 있는 것과 달리, 인수야영장은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의 약 7부 능선상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1991년 11월 전국 국립공원내 야영장과 대피소를 제외한 지정장소 이외에서 취사 ·야영이 금지되었으나, 인수야영장은 우리나라 암벽훈련의 최적지인 인수봉 하단부에 위치한 지형적 특성상, 해외원정을 위한 기초 암벽훈련장으로 산악인들에게 제한적인 이용을 허용해 왔었다.

이에 따라 야영장 사용에 대한 일반인들의 형평성 문제 제기, 공원관리자의 지속적인 계도에도 불구하고 탐방로와 인접한 야영장에서의 흡연․음주․고성 등 각종 무질서 행위,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계곡 오염, 야간등반 등 여러가지 공원관리상 문제점들을 지속적으로 야기되는 등 오늘날 인수야영장은 공원관리상 어려운 골칫거리가 되어 버렸다.

또한 최근의 암벽등반 등 레저문화 확산에 따라 인수야영장의 이용객도 증가(2011년 대비 2013년 이용객 8% 증가)하는 추세이다.

더욱이, 금년 3월 중순 북한산 인수봉에서 낙석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그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였다.

야영장 주요 영지 주변부는 낙석, 고사목 등의 위험스러운 자연조건에 직접 노출되어 있으며, 최근 기상이변으로 발생하고 있는 게릴라성 폭우가 발생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인수야영장은 더이상 암벽 산악인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베이스캠프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다.

또한 금년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인수야영장 이용실태 및 주변 위험요인 등에 대한 현장실태 조사를 통하여 인수야영장 정비계획을 수립하였다.

수립한 정비사업의 주요 내용은 금년 8월까지 낙석 및 풍수해에 취약한 영지 35동을 원상 복원하고, 나머지 영지에 대하여도 내년까지 산악단체와의 협의를 통하여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으로의 복원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해외원정을 계획하는 산악인들은 훈련에 불편함이 없도록 인근에 위치한 백운대피소를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변 여건의 변화로 현재 탐방로 입구인 도선사주차장에서 인수야영장까지 도보로 약 30분이면 접근이 가능해짐에 따라 당일형 암벽 훈련으로의 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유도할 계획이다.

금번 북한산 인수야영장 정비사업을 통해 그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동 공원시설 주변의 낙석 및 풍수해 등의 위험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안전한 공원 탐방환경으로 정비하고 자연 본래의 모습도 되찾고자 하는 것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인근 우이령에서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삵이 발견되는 등 북한산 전체가 건강한 자연생태계로서의 진면목을 갖춰가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 시민의 녹색허파이자 최후의 보루인 북한산국립공원, 그중 인수야영장 복원사업은 이제 제 2의 지리산 고지대 복원사업과 같이 탐방편의와 건강한 자연생태계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흔히 얘기하는 말인 ‘우리는 후손으로부터 지금의 자연을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는 격언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 늦기 전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훼손시킨 북한산의 고지대 야영장을 다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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