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의 국가대표를 키우겠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의 국가대표를 키우겠습니다.”

내년 3월 개교를 앞둔 대덕SW마이스터고(가칭) 백수현 교감이 확신에 찬 어조로 목표를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소프트웨어(SW) 중심사회 실현전략’을 발표했다. 소프트웨어가 개인과 기업, 나아가서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혁신과 성장, 가치창출의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 이를 꽃피우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전략에는 SW 교육을 통해 창조경제 시대를 이끌 창의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그리고 그 같은 정부의 방침을 현실로 만들 대안 중 하나로 대전에 국내 최초 소프트웨어 분야 마이스터고가 내년 3월 문을 연다.

소프트웨어 분야 국내 최초 마이스터고에 지정된 대덕전자기계고 앞에 입학설명회를 위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소프트웨어 분야 국내 최초 마이스터고에 선정된 대덕전자기계고 정문 앞에 입학설명회를 위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조금 늦긴 했지만 SW분야의 인재를 조기에 육성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을 잘 가르쳐서 그들의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야겠죠.” 백 교감이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내년 3월 국내 최초 소프트웨어 분야 마이스터고 개교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SW분야 마이스터고에는 대전 대덕전자기계고등학교가 선정됐다. 대덕전자기계고는 2012년부터 3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 4월 교육부의 SW마이스터고 심의를 통과했다. 내년 3월 마이스터고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학교는 여름방학임에도 분주한 모습이었다.

“학교를 새로 짓는 기분으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준비하고 있습니다. 힘들긴 하지만 찬찬히 결과물들이 쌓여가는 걸 보면 흐뭇해져요.” 박성근 마이스터고 기획부 교사의 설명이 계속됐다.

박성근 마이스터고 기획부 교사.
박성근 마이스터고 기획부 교사.

 대덕SW마이스터고는 전국에서 8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선발된 학생들은 졸업때까지 수업료와 입학금 전액을 국가에서 지원받는다.

입학한 학생들은 1년간 공통과정(전공탐색과정)을 거쳐 2~3학년이 되면 SW개발과·임베디드 SW과·정보보안과 등으로 나눠진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SW분야 국가대표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

“현재 입학전형요강에 대한 교육청의 승인이 끝났고요. 기숙사 리모델링을 위한 설계도 마무리 단계입니다. 교장공모제는 학교의 1차심사가 완료된 상태고요.”

교육과정은 기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 중에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2일에는 SW기업체 대표, 한국직업능력개발원·학교 관계자들이 모여 워크숍을 진행했다.

박 교사는 “이론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학생들이 실제 기업에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들을 협업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교장공모제·교육과정 개발 등 개교 준비에 박차…관련 기업과 업무협약 체결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탄탄한 강소기업 72개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협약 체결을 통해 이 학교 학생 200여명이 졸업 후 업무협약이 체결된 기업에 입사할 수 있게 된다. 지난 6월 14일에는 입학설명회도 진행했다. 사전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했음에도 300명에 가까운 인원이 학교를 찾아왔다.

“뜨거운 반응에 저희도 놀랐습니다. 대전지역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관심을 갖고 찾아온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제법 있더라고요. 학생들이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교육과정에 대해 제법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6월에 열린 첫번째 신입생 입학설명회 현장.
지난 6월에 열린 첫번째 신입생 입학설명회 현장.

전국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광주, 부산, 서울, 강릉 등 전국을 순회하며 입학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정부의 ‘SW 중심사회 실현전략’ 발표와 맞물려 요즘에는 학교로 걸려오는 전화문의도 늘어났다.

“창의력 극대화 교육 통해 소프트웨어 분야 국가대표 양성하겠다”

백수현 교감은 우리 주변 모든 사물에 SW 분야와 접목되지 않은 게 없다며 이제 SW가 기회의 땅이 된 만큼 SW 교육 또한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무한한 창의력을 체계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우리 국민의 역량이라면 학교에서부터의 충분한 교육만으로도 세계적인 SW 분야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 겁니다.”

백수현 교감.
백수현 교감.

 이를 위해 대덕SW마이스터고는 기존의 수업방식을 내려놓을 생각이다. 전문과목이 아닌 일반과목도 SW역량을 키우고 창의성을 극대화 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교사들도 새로운 수업형태를 실제 수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게 연구회를 만들고 정보를 공유·시연하는 등의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팀제 기숙사 생활을 통해 교실 밖에서도 비슷한 꿈과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공간으로 활용하게 도울 계획이다.

“실리콘밸리에서도 개인 혼자서는 기업을 만들지 못합니다. 같은 목표, 뜻을 가진 팀이 모여 협업을 통해 스타트업부터 출발하는 거죠. 그러한 과정을 거쳐 오늘날과 같은 큰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대덕SW마이스터고는 오는 10월 27일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첫 신입생 모집을 시작한다.

내년 3월 마이스터고가 정식으로 문을 열면 전국의 SW 분야 인재와 SW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게 된다. 이 곳에서 머지 않은 미래에 한국인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등을 보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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