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올빼미 관광’ 명소] 경주 신라의 달밤

 경주동궁에서 맞이하는 여름밤, 월지에 비친 동궁이 낮과 다른 황홀경을 선사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경주.

곳곳에 자리한 거대한 고분의 위용, 화려한 궁궐, 장엄한 사찰의 흔적들은 낮의 열기가 식고 어둠이 드리우면 서늘한 매력을 드러낸다.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야경을 즐기며 천년 전 신라의 거리를 거니는 상상 속 여행을 시작하기 좋은 곳이 경주의 역사유적지 월성지구다.

월성지구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경주역사 유적지구다.

월성지구 안에는 신라 궁궐이 있던 월성, 석빙고, 경주 김씨의 시조가 태어난 계림, 첨성대, 신라 왕궁의 별궁 터인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 등을 아우르며 지구 내 모든 유적이 걸어다닐 수 있을 만큼 지척에 있다.

KTX 경부선 신경주역과 경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월성지구 서쪽에 교촌한옥마을이 있다.
이곳을 출발해 동쪽으로 첨성대를 거쳐 경주동궁과 월지까지 걸어가도 약 2킬로미터 정도에 불과하다.

교촌한옥마을을 출발하기 전에 마을 앞 남천을 가로지르는 월정교의 아름다운 모습도 함께 둘러보자.

낮에 보아도 물에 비치는 누각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은 월정교는 신라 경덕왕 때 일정교와 함께 지어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다.

현재 월정교만 먼저 복원 중이며, 누교 복원을 완료하고 문루 건립, 주변 정비 등은 내년에 마치게 된다.

교촌한옥마을 앞 남천에 복원 중인 월정교. 성큼 한걸음에 건너고 싶지 않은가.
교촌한옥마을 앞 남천에 복원 중인 월정교. 성큼 한걸음에 건너고 싶지 않은가.

‘경주 최부자’ 고택 관람 마감은 오후 6시

눈을 돌리면 경관 조명을 받아 더욱 고즈넉해 보이는 고분을 배경으로 교촌한옥마을도 한층 아늑한 정취를 발한다.

지금은 조선시대 한옥마을이 자리하지만, 원래 교촌은 신라 신문왕 때(682년) 최초의 국립대학인 국학이 세워진 곳이다.

조선시대에 나눔을 실천한 경주 최부자 가문의 고택(중요민속문화재 제27호)을 중심으로 복원된 한옥마을이 신라 속 조선의 문화를 만나는 독특한 경험을 맛보게 해 준다.

교촌한옥마을을 출발해 계림을 지나면 첨성대(국보 제31호)의 모습이 나타난다. 신라 선덕여왕 때 세운 첨성대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첨성대에서 맞이하는 별을 헤는 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첨성대에서 맞이하는 별을 헤는 밤.

슬슬 다리에 피로감을 느낄 때쯤 도착하는 경주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는 물에 비친 모습으로 그 아름다움이 두 배가 된다.

동궁은 태자가 살던 별궁이며, 월지는 동궁 안 연못이다. 그동안 안압지(기러기가 내려앉는 연못이라는 의미) 등으로 불리다가 2011년 경주동궁과 월지로 명칭이 바뀌었고 연못과 건물 세 채가 복원돼 있다.

월정지구와 함께 경주 도심의 또 다른 관광축은 현대식 호텔들이 즐비한 보문관광단지다.

호수 주변을 따라 산책로가 있고, 보문호수 동쪽의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은 여름철 밤 10시 30분까지 무료로 개장해 황룡사 9층목탑을 음각으로 디자인한 높이 82미터의 경주타워 야경을 볼 수 있다.

경주에서 1박을 할 작정이라면 동쪽으로 차를 달려 문무왕릉이 있는 경주 동해권의 감은사지 동·서 3층석탑(국보 제112호)도 찾아보자.

감은사는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룬 문무왕이 왜적을 막고자 경주로 통하는 동해 어귀에 짓기 시작한 사찰이다.
문무왕이 사찰의 완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자 아들인 신문왕이 즉위 2년째(682년) 완공, 삼국통일을 이룬 아버지께 감사드린다는 뜻으로 ‘감은사’라 불렀다.지금은 금당 터와 탑 두 기만 남아있다.

서로를 바라보며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두 탑을 통해 무엇을 느낄지는 여행자 각자의 몫일 것이다.

매년 여름이면 경주동궁과 월지 주변에 조성된 6만여 평방미터의 연꽃단지에 연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매년 여름이면 경주동궁과 월지 주변에 조성된 6만여 평방미터의 연꽃단지에 연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항공사진으로 보는 감은사지 동·서 3층석탑의 모습. 푸른 숲속의 섬 같다.

항공사진으로 보는 감은사지 동·서 3층석탑의 모습. 푸른 숲속의 섬 같다.

                                                                                                           <글/사진=위클리공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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