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활에 연륜이 더해지고 섹스에 관록이 붙게 되면 남자들은 자기 본위의 일방적 성 행동에서 벗어나 상대 여성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으려는 타자 본위의 섹스를 운용하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해서라도 여성 파트너를 ‘죽여 줄 수 있는 능력’에 집착하는 것이다. 이쯤이면 여성도 응수형에서 적극적 선수형으로 전이된다.

갈수록 여성의 성대가 발달되어 당차고 색깔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다. 남편 성능 개선 작업을 주도하고 독려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으니까 말이다.

10여 년 전 만해도 스스로 좁히기 줄이기로 남편의 점수 따기에 치중하던 여자들이 이젠 곤봉 부풀리기, 늘리기를 강요하여 자신의 지분 찾기에 열중하는 분위기다.



소위 ‘이쁜이’ 수술 대신 남성 성기 확대 수술이, 난관 불임 시술 대신 정관 수술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은 이미 ‘여인천하’ 시대의 징조가 아닌가?.

여자들의 영양상태가 좋아져 암컷 근성이 갑자기 증폭된 것일까? 아니면 가부장적 틀 안에서 일부다처를 거느리며 호황을 누리던 우리 조상들의 업보 때문일까?

어쨌든 긴장과 강박관념으로 잔뜩 주눅 들린 수난의 남자들이 부지기수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파생된 현상이 성기 중심적 사고방식이다.
강대한 지구력으로 분골쇄신(粉骨碎身), 여성의 내면을 처절하게 유린함으로서 여성의 경련성 발작을 창출해내는 힘만이 ‘사내 인증’을 받는 유일한 길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페니스란 결코 호락호락한 놈이 아니다.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까다로운 존재라는 뜻이다.

반란이나 저항의 몸짓에 익숙한 저 IQ, 고 EQ의 까다로운 골칫거리, 휴먼 페니스. 진화의 극치라는 그 첨단장비의 실상은 참으로 난해하기만 하다.

그 놈을 평가하는 잣대는 세우기 오래 끌기

하지만 동물세계에서 오래 끌어야 하는 숙제는 인간에게만 국한된다.

동물의 교미는 순간적이어서 일정한 발기 상태를 오래 유지시킬 필요가 없다.

쥐는 발기와 사정이 동시에 일어나는 반사현상이며 개는 평균 교미시간이 20초에 불과하다.

현란한 몸짓으로 거드름을 피우며 성적 구애를 하는 아프리카 수컷 타조도 기껏해야 1분을 넘기지 않는다.

번개처럼 찔렀다 빼기가 교미의 전부다.

이들의 교미엔 성적 쾌감이 없으며 단순한 찌르기 동작만으로 종의 맥을 훌륭하게 이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해마(海馬), 고래, 동남아 긴팔 원숭이(gibbon)등 일부 포유류는 수컷 샤프트 내부에 뼈가 내장되어 찌르기 전에 세워야 하는 부담이 전혀 없다.

실제로 쾌락을 위한 “오래 끌기”는 가장 진화된 교미의 형태이며 인간이 유일하다. 그래서 뭇 남자의 짐은 이 같은 진화론적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느님의 전능으로 뭇 사내들을 동물 수준으로 다시 퇴화시킬 순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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