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가까워지며 빌딩 관리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입주자들은 냉방기를 세게 틀어달라고 요구하는데, 건물주나 사업주들은 비용절감과 전기절약을 위해 냉방을 약하게 틀거나 심지어 끌 것을 지시하는 등 서로의 요구가 상반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 때 그 때마다 냉방기를 켰다 껐다하는데 이렇게 어느 한 쪽의 입장을 따르다보니 이래저래 양쪽 모두에게 불평을 듣는 경우가 많다.

“저희가 사물인터넷 기반으로 개발한 단위건물 에너지관리시스템(CELL BEMS) ‘ECODI’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최적의 건물에너지관리 서비스입니다. 쾌적한 업무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전기도 절약할 수 있어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지요.”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에너지 솔루션 벤처 (주)지산웨어 황병우 EMS본부장의 설명이다.

 

황병우 지산웨어 본부장이 태블릿PC를 이용한 ECODI 제어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황병우 지산웨어 본부장이 태블릿PC를 이용한 ECODI 제어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지산웨어가 독자 개발한 CELL BEMS는 건물 전체를 한꺼번에 제어하는 기존 에너지 시스템과 달리 개별 사무실별로 온도 조정이 가능하다.

또한 각 공간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에너지양이나 온도는 물론 습도까지 인식, 쾌적한 실내환경을 제공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전력소모도 막는다.

“예를 들어 누군가 실내온도를 18도로 내려도 시간이 지나면 설정된 온도로 자동전환 됩니다. 그리고 같은 공간이라도 창가나 층 위치 등 사용자 환경에 따라 온도를 달리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게 다 재실감지센서, 움직임감지센서, 온도습도센서 등 각종 사물인터넷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덕분입니다.”

이처럼 지산웨어의 ECODI 서비스는 개별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면서도 중앙 제어가 가능하고, 전체가 아닌 부문(셀) 단위로 설치할 수 있어 사용자와 관리자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실증사업으로 구로디지털단지의 한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 14층 건물 90세대에 ECODI 시스템을 설치·운영한 결과 상시 전력절감은 물론, 여름철 건물 피크관리에도 큰 효과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상시 운영 시 전기료가 11% 절감됐으며, 피크타임에서는 26%의 절전효과를 거뒀다. 특히 피크타임 절전을 통해 건물 기본 전기료가 연 2500만원 인하되는 등 부수의 효과도 거뒀다.

 

황 본부장이 지산웨어 건물에 설치된 ECODI 센서를 가리키고 있다.
황 본부장이 지산웨어 건물에 설치된 ECODI 센서를 가리키고 있다.

황 본부장은 “ECODI를 설치할 경우 겨울철 23도, 여름철 26도 등 적정온도를 유지하면서도 전력소비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는게 이번 사업으로 확인됐다”며 “ECODI 같은 에너지관리시스템이 확산될 경우 굳이 발전소를 더 지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필요한 곳만 개별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등 초기 설치비가 저렴해 시스템 설치 후 1년반에서 2년이면 투자 대비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ECODI의 장점을 강조했다.

지산웨어는 오는 9월 정부 실증사업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등 ECODI 사업화에 전념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센서 공유가 가능한 건물보안업체나 서비스에 관심이 많은 통신사, 건설사와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개별 빌딩에 국한하지 않고 가정이나 공장 등으로 에너지관리 영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소방방재·보안안전 등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다른 영역과의 융합형 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황 본부장은 이런 밝은 미래를 위해 해결돼야 할 선결과제가 있다고 털어놨다. 바로 건물에너지관리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산웨어 연구진들이 올 가을 ECODI 사업화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향후 사물인터넷 기반으로 융합형 모델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지산웨어 연구진들이 올 가을 ECODI 사업화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향후 사물인터넷 기반으로 융합형 모델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우리나라 에너지관리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입니다. 그나마 있는 시장도 대형 건물 위주로 대기업 중심이라 중소벤처가 진입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부나 공공기관, 학교 등 공공부문이 에너지관리 솔루션을 도입해 중소벤처에 문호를 개방하면 이를 기반으로 민간시장, 더 나아가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 믿습니다.”

ECODI 같은 스마트한 에너지관리를 통해 올 여름 전기걱정없이 쾌적한 업무환경에서 일하면서 피크관리도 멋지게 해결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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