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암 예방하는 운동법

대장암 유방암 폐암 등의 발병률은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낮아진다.

운동은 심폐기능 및 근력 향상,체중(지방) 감소,면역체계 발달,인슐린 등 호르몬 분비시스템의 적절한 조절 등을 통해 건강한 노화를 이끈다.

그러나 과도한 운동은 세포를 산화시켜 노화를 촉진한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어느 정도의 운동량과 방법이 적당한지 정답을 낼 순 없지만 다양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근사치를 제시할 수 있다.

암을 예방하는 데 있어 3~6MET(1MET는 체중 1㎏당 1분당 3.5㎖의 산소를 소모하는 운동량)의 중등도 운동량이 적합하다.


빠르게 걷기가 이에 해당한다. 운동시간은 매주 3~4시간이 적절하다.

이렇게 하면 대장암과 유방암 등의 발병률을 30%나 감소시킬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 연구한 결과 지속적으로 운동해온 사람은 더 오래 살았고 특히 주당 2000㎉를 소모하는 중등도 운동을 계속한 사람은 전반적인 질병에 의한 사망률이 이보다 적게 운동한 사람보다 25~30% 낮았다.

운동이 당뇨병과 고혈압을 막아주는 중요한 요건이라는 사실도 입증됐다.

결론적으로 중등도의 운동량이 장수와 암예방에 유리하다. 운동량의 경중은 흔히 두 기준으로 분류된다.

유산소운동의 경우 최대분당 심박수(220-나이)를 기준으로 저강도 운동은 최대심박수의 40%,중등도 운동은 40~70%,고강도운동은 70% 이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MET를 기준으로 삼으면 저강도 운동은 3MET미만,중등도 운동은 3~6MET,고강도 운동은 6MET 이상이다.

MET는 개인의 체력수준에 따라 달리 나올 수 있어 더 합당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근력을 향상시키는 중등도운동으로는 10~15회 무리없이 반복해 들 수 있는 무게를 선택한다.

마라톤 선수와 적당히 운동하는 사람들을 비교해봤더니 마라톤 선수가 감기에 더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당한 운동은 면역력을 올리지만 지나친 운동은 떨어뜨린다는 점을 시사한다.

과도한 운동은 호흡을 증가시켜 체내 유해활성산소의 생성을 증가시킨다. 생명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DNA가 활성산소,자외선,유해화학물질 등에 의해 상처를 입으면 노화가 촉진된다.

결국 운동량이 적정수준을 넘어서면 면역력 저하와 활성산소 증가에 의해 노화와 암이 촉진될 수 있다.

또 평소에 거의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운동하면 활성산소가 많이 생성돼 노화를 초래하므로 평소 꾸준하게 운동하는 것이 노화방지에 도움이 된다.

IGF-1, mTOR, AKT 등의 호르몬이나 세포 내 신호전달물질은 운동 과정에서 근육의 발달과 성장을 유도하지만 공교롭게도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래서 과도한 운동이 암을 초래하거나 악화시킨다는 오해를 하게 되지만 적당한 운동은 인체에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가하고 암을 억제하는 다양한 신호전달물질들을 증가시키므로 운동의 종류,강도,빈도,지속시간 등이 암에 미칠 영향은 더 연구해봐야 한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달리지 않으면 빨리 죽는다는 관념이 팽배해서 유산소운동에 치중한 측면이 컸다.

비만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고지혈증 등으로 조기 사망이 늘어나는 서구 선진국의 사정이 반영된 트렌드였다.

하지만 요즘엔 노인도 필수적으로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오고 있다. 근육은 인체 내 다른 조직과 비교할 때 평상시 가장 활발한 대사를 통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낮다.

유산소운동이 심폐기능을 강화해 만성 성인병을 예방하고 장수를 도모한다면, 근력운동은 노인의 독립적인 생활을 가능케 해 삶의 질을 올린다 할 수 있다.

여기에 한 발로 오래 서있기와 같은 평형성운동과 스트레칭과 같은 유연성운동이 추가되면 더할 나위가 없다.

미국대학스포츠과학회(ACSM)와 미국심장협회(AHA)는 2008년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최적의 운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첫째 1주일에 5회 이상,하루 30분 이상의 중등도 운동을 기본으로 실시하되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면 1주에 3회 이상,하루 20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병행한다.

둘째 모든 운동은 최소한 10분 이상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셋째 근력 유지 및 강화를 위한 근력운동을 주당 2회 이상 실시한다.

8가지 근력운동을 종목당 10~15회 시행토록 한다. 이는 최소한의 권고사항으로 반드시 이행할 것을 강조했다.

과도한 운동이 노화와 암을 촉진할 수 있다는 반론이 있긴 하지만 운동과 건강은 비례관계이므로 만성질환과 체중증가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운동할 것을 권한다.
<전태원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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