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숲해설사로 지낸 지 4년의 시간이 흘렀다. 4년 동안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 표정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여유로움과 행복감이다. 카메라 속에 가족의 표정을 담는 모습, 친구들끼리 길을 거닐며 깔깔거리는 웃음소리, 연인끼리 꼭 손을 잡은 채 숲길을 걷는 모습에서 그대로 전달된다. 그동안 숲은 ‘쉼’은 있어도 ‘재미’는 부족한 곳이었다. 이제는 숲이라는 것 자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어느덧 봄이 우리 곁에 왔다. 노루귀와 얼레지, 바람꽃 등이 숲에서 예쁜 얼굴을 내밀고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추운 겨울바람을 이겨낸 생강나무와 진달래, 산벚꽃도 꽃을 피우고 있다. 겨우내 움츠린 만큼 새 봄을 맞아 봄철 나들이나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족의 손을 맞잡고, 혹은 친구와 연인들이 함께 봄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는 어디일까? 바로 우리 주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숲길이다.

숲길은 크게 등산로, 트레킹길(둘레길·트레일), 레저스포츠길, 탐방로, 휴양·치유숲길로 나뉜다. 등산로는 대부분 수직적 선형을, 나머지는 복합적이거나 수평적 선형을 말한다. 숲은 다양한 동·식물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숲은 가장 좋은 힐링(치유)의 공간이다. 숲속에서 나뭇잎 스치는 바람소리와 계곡의 물소리, 산새들의 지저귐은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특히 소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우리 마음을 안정시켜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피톤치드는 말초 혈관과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천식·폐 등에도 이롭다고 알려져 있다. 5~6월부터 시작해 햇볕을 가장 강하게 받는 한여름에 많이 생성된다.

숲은 소통의 공간이다. 숲의 맑은 공기는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은 물론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대화가 쉽게 이루어지게 한다.

일상을 떠나 자연환경 속에서 가족이 함께 산을 오르거나 숲길을 걸어가면 진솔한 대화가 이루어진다. 힘든 과정을 함께 극복하는 것은 가족간의 화합을 다지는 좋은 방법이다. 우리 주변에 숲이 많이 우거지면서 숲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숲이 갖고 있는 여러 기능 중 산림치유 기능이 점차 중요시되고 있는 시점이다.

숲은 자연을 그대로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숲길에 울창한 나무가 터널을 만들고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길섶에서 이름 모를 야생화들까지 볼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아이들은 풀과 나무, 새 등 자연과 함께 뛰놀고 어른들은 숲길을 걸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길. 이 따뜻한 봄날,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가족과 함께 숲길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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