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지역 도래지 월동 개체군 조사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종 구계변화 연구결과


<이상기온 영향으로 주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로 떠나지 않은채 철원을 무대로 서식하고 있는 재두루미의 군무>

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사진>의 주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철원지역에 줄곧 남아있는 재두루미 수가 늘고 있다.

재두루미가 도래하는 11월과 12월의 철원지역 최저기온은 10년 전인 과거 99년에 비해 11월에는 0.8℃, 12월에는 2.3℃ 따뜻해진데다 눈이 쌓여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시기가 늦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국립생물자원관(관장 김종천)은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 생물종 구계변화 연구에서 철원지역에 도래하는 재두루미가 이즈미지역으로 남하하지 않고 철원지역에 계속 남아 월동하는 개체군을 확인했다.

천연기념물 재두루미(Grus vipio)는 두루미과에 속하는 대형 조류로 국제적 멸종위기조류로 지정, 보호받고 있다.

전 세계 생존 개체 수는 7,000여 마리로 추산되며, 번식지는 몽고, 중국동북부, 러시아연해주 남단지역이나 월동지는 한반도와 일본이 주 무대를 이룬다.

이번 조사는 환경부 기후변화 적응대책 마련의 일환으로 철원지역에 도래하는 재두루미의 월동 개체군을 면밀하게 조사했다.

한반도를 거쳐 일본 이즈미 지역으로 도래해 월동하는 재두루미의 개체군을 같은 시기에 조사, 비교한 결과이다.

재두루미의 분포와 월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먹이자원, 안전한 잠자리, 개체군간의 경쟁, 종간 경쟁, 천적 및 인간의 간섭 등 다양한 인자로 알려진다.

철원지역의 경우 DMZ 내에 안전한 서식처가 있고 기온의 상승과 적설 기간은 물론 적설량의 감소와 같은 기상조건이 두루미류의 먹이자원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큰 요인으로 제기된다.

기상청의 기후자료를 이용해 재두루미의 월동에 영향을 미치는 철원지역의 최저기온을 비교한 결과 10년전인 99년 12월에는 평균 -9.1℃였는데 2009년 현재까지의 12월의 최저기온은 평균 -6.8℃로 2.3℃가 상승했다.

11월의 최저기온은 99년 -0.9℃에서 2009년에는 -0.1℃로 0.8℃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거에는 11월 하순 또는 12월초에 재두루미가 채식하는 논에 눈이 쌓여 재두루미가 먹이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철원지역을 떠나 기온이 따뜻하고 충분한 먹이를 인위적으로 공급하는 일본 현지 이즈미로 이동해 겨울을 지냈지만 최근들어 철원지역에 강설량이 적어 먹이를 구하기 어렵지 않기 때문에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 철원지역에서 월동하는 재두루미의 수는 지난 11월14일에 2,735개체였다.
 
다만,일본 이즈미 지역에서 월동하는 재두루미는 350여마리에 불과해 2년 전인 2007년도의 537마리에 비해 173개체가 줄었다.

지난 19일에 철원지역에서 관찰된 재두루미는 1,279개체였으며 이즈미 지역에서는 2,155개체가 관찰돼 2007년도의 2,728개체에 비해 573개체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환경부 기후변화협력과의 이민호 과장은"과거에 비해 12월 철원에 남아있는 재두루미의 수가 500~600여 개체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철원지역의 최저기온 상승과 눈이 덜 오는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순주 기자>
저작권자 © 환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