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청주 춘천 서울이 뒤이어
기상청, 1971년에서 ’08년의 38년간

12월25일 크리스마스에 내리는 하얀 눈은 젊은 아베크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면 그 감동은 더욱 커진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눈이 내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상청의 과거 38년(1971~2008)간 관측 자료를 분석해 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전주, 대전, 청주, 춘천, 강릉, 제주 등 전국 10개 도시를 비교하면, 12월 25일에 눈이 내린 횟수, 즉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가장 많았던 도시는 대전이다.

38년 중 11일이었으니 평균적으로 눈이 내릴 확률은 29%이다. 광주(10일)와 청주 춘천(8일), 서울(7일)도 비교적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많은 편이다.

반면에 기온이 높은 부산은 1일뿐이다. 겨울철 충청 호남지방에 눈이 많이 내리는 이유는 찬 공기가 남하해 오다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와 만나 눈구름을 만들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크리스마스 때 눈이 온 해는 지난 2005년이다. 눈이 내린 도시는 서울, 대전, 춘천 3곳 뿐이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동안은 크리스마스에 눈 내린 곳이 없었다.

눈이 오더라도 내리는 양에 따라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달라진다. 눈이 쌓인 양을 살펴보면, 강릉이 평균 9.9㎝로 단연 으뜸이다.

38년 중 3일뿐으로 내릴 가능성은 적지만, 내렸다면 펑펑 쏟아지는 곳이 강릉이다. 전주(3.9㎝), 춘천(3.4㎝), 청주(2.5㎝)도 평균 적설량이 많다.

대구(0.5㎝), 서울(1.1㎝), 제주(1.2㎝)는 눈이 내리더라도 양은 그다지 많지 않다. 부산, 대구, 제주 등은 눈 오는 날보다 비 오는 날이 훨씬 더 많았다.

크리스마스에 눈을 기대하기보다는 우산을 준비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10개 도시의 눈 내린 일수를 연대별로 보면, 1970년대(1971~1980)가 18일로 가장 많고, 다음이 2000년대(2001~2008)로 17일이다.

가장 눈이 적게 내린 연대는 1980년대(1981~1990)로 10일이었다.

한편, 12월25일의 연대별 평균기온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10개 주요도시 모두 꾸준히 높았다. 평균기온이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은 청주(0.9℃)로 1970년대 -2.9℃에서 2000년대 0.9℃로 3.8℃나 상승했다.

서울도 1970년대 평균 -2,6℃에서 2000년대 0.7℃로 3.3℃가 높아졌다.
겨울철 강수인 눈이 내리려면 한반도 주변에서 찬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부딪히면서 눈구름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 때 눈의 원료가 되는 수증기가 눈구름으로 많이 공급되면 큰 눈이 내린다.
당연히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 추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겨울철임에도 비가 내린다.

우리나라에 눈이 내리는 기상조건을 크게 나눠 보면 대륙고기압이 서해상으로 확장할 때 내륙지방은 맑은 날씨를 보이지만 서해상에서 바다 표면 부근과 상층의 온도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눈구름이 발달해 서해안 지방에 눈이 내린다.

반면, 우리나라 북쪽으로 고기압이 지나면 북고남저 형태의 기압배치에서 강한 동풍이 태백산맥을 타고 오르면서 눈구름이 발달해 동해안에 눈을 뿌린다.

비슷한 원리로 겨울철에 습한 남풍이 제주도를 향해 불면 한라산을 타고 오르는 공기가 눈구름을 만들어 한라산의 높은 고도에서 폭설이 내린다.

또한 서쪽인 중국 내륙에서 이동해 온 저기압이 서해 바다로부터 많은 수증기를 공급받아 눈구름이 폭발적으로 발달해 한반도 내륙 넓은 지역에까지 폭설이 내리기도 한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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