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3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주)금성침대 고중환(60세) 대표를 선정했다.

「이달의 기능한국인」여든 다섯 번째 수상자 고중환 대표는 중학교 졸업 후 침대회사의 기능공으로 취업하면서 침대와의 인연을 시작해 지금까지 40여 년간 한 길을 걸어온 침대 매트리스 분야 전문가이다.

경상북도 구미가 고향인 고 대표는 3남 3녀 중 넷째이다. 중학교를 동년배들보다 한 해 늦게 갔을 정도로 시골에서도 어려웠던 가정환경이었음에도 ‘기술’에는 항상 남다른 관심이 있었다.

“어렸을 때 손으로 만드는 것에는 남다른 장점이 있었습니다. 꼼꼼히 잘 만들기도 했지만 남들과 다르게 만들었어요. 썰매를 하나 만들 때에도 친구들과 같은 모양이 아니라 좀 더 잘 미끄러지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만들었던 거지요.”  

중학교를 다니던 고 대표는 어려운 집안환경을 위해 고등학교 진학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기술을 배우는 길을 선택했다. 에덴침대(現 폐업)에 취업을 하게 되면서 침대와의 인연은 시작됐다.

고 대표는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에 열중했고, 어느새 매트리스 스프링은 물론 매트리스 제작에 필요한 전 공정에 대한 기술을 모두 익혔다.

“태생적으로 궁금한 것을 못참아요. 궁금한 것은 꼭 알아내야 했고, 한번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밤을 새서라도 끝내야 직성이 풀립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일을 하면서도 그 과정이 조금이라도 비효율적이다 싶으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침대는 고가의 사치품으로 침대산업이 제대로 자리잡기도 전이었다. 매트리스 스프링과 결속용 클립을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던 시절이었다.

클립의 생산과정도 문제였다. 철판 원장을 그대로 프레스에 넣어 가공을 했는데, 클립의 모양대로 프레스로 가공을 하면 버려지는 부분이 40~50%나 되었다. 생산율이 낮았고 자재낭비도 심했다.

고 대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먼저 클립의 생산 방법에 주목했다. 철판에 프레스 가공을 할 때 생산되는 클립의 배치를 다르게 한다면 버리는 부분 없이 제작이 가능,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방식을 적용할 금형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고 대표는 금형가게를 오가며 금형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고 결국 롤 형태의 철판으로 클립을 생산하는 자동화 기계를 만들어냈다.

결과는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한사람이 하루에 1,500개를 생산하는 것이 최대였던 당시, 자동화 기계는 분당 200개, 1일 최대 18∼20만개 생산이 가능했으니 침대업계로서는 획기적인 개발이었다.
자동화 기계의 개발은 값비싼 수입 클립을 대체할 수 있었고, 침대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알파침대를 비롯해 보루네오 등 클립의 공급을 원하는 곳은 계속 늘었다.
 당시 고대표는 일과 후에 ‘부업’으로 클립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주문 물량을 맞출 수가 없게 되자 고 대표는 다니던 곳을 퇴사하고 금성공업을 설립, 본격적으로 클립생산을 시작하게 된다. 

금성공업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알려졌다. 보루네오, 에이스침대 등 대형 가구회사의 주문이 줄을 이었고, 근로자 월급이 13만원이던 당시 하루 20만원의 수익을 냈으니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침대업체가 찾아와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제품을 받아갔다. 지금도 고 대표가 발명한 제조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으니 당시 개발된 기술의 의미를 짐작할 만 하다.

클립의 인기가 알려지면서 경쟁회사도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 클립의 생산만으로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한 고 대표는 매트리스 커버로 눈을 돌렸다. 당시 매트리스도 미싱사 1명이 하루 10개정도를 생산할 정도로 생산성이 매우 낮았다. 

고대표는 퀼팅기를 이용한 누비생산 방식을 도입, 기존 방식에 비해 100배 이상 생산성이 향상됐고, 다양한 자수도 가능해 효율성과 다양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었다. 

발상의 전환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면서 우리나라 침대 자재(부품) 업계 1위의 자리에 오른 고 대표는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변화를 시도하게 된다.

자재 납품이 아닌 완제품 생산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매트리스부터 프레임까지 모두 한자리에서 생산하게 되면서 대형 가구회사들의 OEM 수주가 늘어났고, 회사의 외형은 더욱 성장하게 됐다.

 (주)금성침대로 법인전환을 한 고대표는, ’02년 유명 침대회사인 ‘Spring wall’ 社와 기술제휴를 하고 한국인에 맞는 ‘플렉서레이터’를 내장한 매트리스를 출시해 허리가 편안한 잠자리를 만들어 냈다.

 뿐만 아니다. 침대 프레임에 LED를 접목하여 쾌적한 수면환경을 만들어주는 ‘슬립라이트베드(Sleep Light Bed)’를 개발하였으며, 매트리스는 세탁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고 4면 지퍼방식의 매트리스커버를 개발하면서 분리세탁이 가능한 매트리스를 출시했다.

’04년 출시된 이 제품은 지금까지도 소비자 선호상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지난 ’08년에는 ‘제7회 100대 우수특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 대표는 지금도 깨끗하고 편안한 침대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14년 3월 현재, (주)금성침대가 가지고 있는 총 21건의 특허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140명의 직원이 한 달에 12,000개의 매트리스를 만들어내고 있는 (주)금성침대는 우리나라 유명가구 대부분의 침대를 OEM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3대 침대 전문기업으로 그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기술개발은 내가 불편함을 느끼면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면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이것이 바로 기술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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