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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과감한 규제개혁, 바람직한 방향은기업이 체감하는 규제개혁,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경제적 효과

규제개혁이 화두다. 규제가 ‘쳐부술 원수’, ‘제거해야 할 암 덩어리’ 등에 비유되며 규제 혁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규제개혁 체감도는 낮다. 과연 규제개혁 정책이 기업 현장 곳곳에서 피부에 와닿기 위한 바람직한 규제개혁 방향은 무엇일까?

첫째, 산업간 융합을 저해하는 규제들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지금은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 등이 융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융·복합 시대이다. 따라서 기업 활동이나 제품들은 더 이상 한 산업, 한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서로 다른 경영방식과 기술 등이 결합되어 신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그러나 규제는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여전히 산업간, 품목간 영역이 따로따로 구분된 채 규제들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IT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인터넷상의 서버를 통하여 데이터 저장, 네트워크, 콘텐츠 사용 등 IT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인 클라우드 컴퓨팅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IT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만큼 빌려쓰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도입이 증가하면서 향후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시장규모는 연평균 10%이며 국내기장 규모는 연평균 25%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면 의료 등 전문 분야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유전체분석 등 IT와 타산업을 융합한 새로운 사업 창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 금융업법 등 개별산업법령에서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해 전산설비 사내보유 의무를 부과하여 빌려쓰는 개념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이 초기시장을 형성 중임을 고려하여 규제 위주의 내용을 강화하기 보다는 전산설비 구비의무 규제완화를 통해 의료, 금융 등 타산업에서의 활용을 유도하고 육성해야 한다. 창조경제 시대의 핵심은 기존의 경계선을 허물고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다. 따라서 시대에 맞춰 산업간 융합을 저해하는 규제들은 개편되고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둘째, 시대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불합리하거나 낡은 규제 틀을 깨야한다. 1996년 해외여행자 1인당 면세금액은 400달러 이하로 정해졌다. 반면 그동안 1인당 국민총소득은 81%, 소비자 물가는 68% 상승했으나, 면세한도는 그대로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시대, 2013년 기준 내국인 출국자수가 1,484만여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1인당 면세금액 400달러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는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한편, 외국환거래규정은 거주자가 해외에 직접투자를 하는 경우 계약전 송금금액을 1만 달러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해외직접투자시 계약 전이라도 계약금, 사전비용 등이 필요한데 1만 달러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2013년도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신고기준(투자자가 사업계획에 따라 해외투자 규모를 사전 신고한 금액) 351.2억 달러를 기록하였고, 송금기준(투자자가 국외로 실제 송금한 금액)으로는 240.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1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투자 신고는 75건으로 합계 179.5억 달러에 달한다. 이러한 기업의 현실적인 경영환경을 고려하여 불합리한 규제 틀이 적정하게 조정되어야 한다.

셋째,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규제개혁을 위한 규제개혁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그동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규제개혁을 추진했지만 정권 하반기에는 동력이 약화되어 오히려 규제 수가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규제개혁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따라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규제를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시급한 개선을 위해 규제관리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마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넷째, 이제는 기업, 국민 등 피규제자가 규제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피규제자는 규제를 직접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개혁의 필요성과 효과 등을 더욱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은 규제개혁이 피규제자가 규제완화 필요성을 입증하고, 규제자가 규제자의 시각으로 개혁목표 등을 설정·추진(Top-down)해왔다. 따라서 통상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규제자들은 규제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규제개혁 체감도는 낮을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제는 피규제자가 규제개선을 요구하면 해당부처가 3개월 내에 규제의 필요성을 입증토록 하고, 입증하지 못할 경우 규제를 폐지·개선하는 규제개혁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실제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규제혁파를 위해 대국민 온라인 신문고인 레드 테이프 첼린지(Red Tape Challenge)를 신설했다. 국민들이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나쁜 규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민과 기업이 요구한 규제는 원칙적으로 폐지하되, 각 부처 장관들이 3개월 내에 규제 유지 필요성을 입증한 경우에만 규제를 존속하도록 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통제받고 행동에 제약을 받는 규제에 대해 어느새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규제를 받지 않고 국민 스스로 자유롭게 사고하고 연구, 행동하는 것이 국민의 권리이다. 창조경제란 개개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성장엔진이 되는 경제이다. 생활 속 혁신의 주체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내 아이디어를 가로막는 규제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지고 국민 스스로 권리를 누리기 위한 규제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저성장 경제를 탈피하기 위한 과감한 규제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규제개혁은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복지이다. 규제개선이 이루어지면 기업 투자가 이루어지고 이는 즉시 일자리 창출로 직결된다. 이처럼 기업이 체감하는 규제개혁은 국민에게도 이어져 새로운 가치와 동력의 창출로 이어지므로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4.03.19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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