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기온이 3℃를 넘지 못하고 바람이 쌀쌀맞게 부는 날입니다.

활짝 피었던 세복수초들 조차 추위에 놀라 다시 오므라들어 버렸지요.

아직 키 큰 나무의 겨울눈들은 봄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는지 반응이 없습니다.

괜스레 코끼리다리처럼 두껍고 묵직하게 생긴 교목의 밑동을 두드리며 근황을 묻고 싶어지네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굵은 줄기의 뒤편에 생각지도 않았던 일엽초가 생글거리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 내렸던 비 덕분에 활력이 넘쳐나는군요.

 


다른 나무의 줄기에는 더 많은 일엽초가 자라고 있습니다.

 


식물 전체가 1장의 잎으로 이루어진 일엽초(一葉草)는

습기 많고 그늘진 바위나 늙은 나무 표면에 붙어 자라는 상록다년초(양치식물)이지요.

얼핏 서로 질서 없이 뭉쳐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길게 벋은 근경을 따라 줄을 지어 돋아나 있더군요.

잎들이 지금은 시원스레 펼쳐져 있지만 건조한 날씨에는 가장자리가 뒤로 말리기도 합니다.

 


짙은 녹색으로 반들거리는 잎 뒷면에는 뚜렷한 주맥 양쪽으로

동그란 포자낭군들이 1줄로 나란히 늘어서 있습니다.

 


포자가 산포되면 포자낭군은 잎 가장자리를 벗어나 바깥까지 크게 확산되기도 하지요.


아! 싱그러운 것이 또 하나 보이는군요.

 


산쪽풀이 이제 막 피어나려 합니다.

 


기온이 높지 않은 날씨이지만 제법 싱그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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