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동부건설과 보상비 등 5년째 공방
법률적 요식따라 당사자 간 조율과 협상

질곡 속에 핀 방초인양 한 50대 여성의 외로운 투쟁이 일말의 수포로 되돌아갈 위기에 처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희망마저 짓밟힌 배순님(53.여.사진)씨의 비련은 지금으로부터 꼬박 5년전인 2005년 11월로 거슬러 오른다. 인천공항철도측의 착공이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서 지금은 문닫은 K부동산사무소를 운영하던 배씨는 생존에 위협을 초월하며 소리없는 막장투쟁을 감내하고 있다.

시행사와 시공사인 동부건설과 국토해양부, 철도시설공단, 발주처인 인천공항철도(주)를 상대로 그는 합당한 공무처리를 촉구했으나 생존권 박탈에 이어 중학생 아들과 단둘이 거리로 내몰렸다.

한때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찾아 2차례나 애소를 했으나 당사자간 원만한 해결을 요청할뿐, 정작 동부건설은 ‘법대로 하라’는 식의 무소불위로 일관하자, 배씨는 분루를 삼킨다.

동부건설은 2005년도 일부 민원인을 상대로 300만원에서 350만원의 보상비를 건네 준 대신 배씨에게는 200만원에 합의하자고 주문해 형평성과 부당함을 지적하며 지리한 공방전에 휩싸인채 5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배씨는 그동안 고질적인 공사장의 소음과 진동으로 수인한도를 버거워하며 우울증마저 찾아오는 시련에 직면했다.

자신의 가게 앞은 착공 100여 일후 2m 높이 복강판이 조성되며 주차시설로 둔갑돼 부동산사무실은 그만 지하로 전락했다.

배씨의 경우 당초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임대받기 전 한국여성경제인협회로부터 4년 만기의 5,000만원을 지원받은 이래 전화료, 의보료, 단전-단수로 정상 생활은 엄두도 못내는 형국이다.
그는 올 1월21일 KBS-TV ‘시청자 칼럼’에 일련의 행태를 고발하는 등 각방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했으나 사실상 역부족에 그쳤다.

급기야 지난 10월28일은 수면제를 먹고 자살까지 시도했으나 응급실로 후송된후 가까스로 목숨만을 잇는 기구한 삶을 누리고 있다.

이같은 실정에 인천공항철도 공사팀의 김인철 차장은 “제3의 기관을 이용해 보다 객관성 있는 결정을 받는 것이 합의 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 회신한 뒤 “공사로 인한 민원해결과 보상책임은 동부건설 측에 있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앞서 2007년 10월 당시 건설교통부는 “공항철도 2단계 공덕정거장 건설관련, 영업보상금 요청에 인천공항철도(주)로 하여금 현장을 방문한 후 충분히 협의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혀 그는 다소나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배씨는 현재 구세군회관과 서울시립임시보호소, 과천의 국토부를 아들과 함께 숙소삼아 지내는데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최종 심결을 기다리며 동부건설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동부건설 관리과의 김정철 과장은 “법원에 채무부존재를 제소한 현재 계류중”이라며, “법률적인 요식에 따라 당사자간 조율과 협상을 계속하는 수 밖에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권병창 기자>
저작권자 © 환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