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중 “취업률, 교육 등 우수 대학 체험 통해 진로 함양”

 

 중학교 졸업식을 대학교에서 거행하는 국내 최초의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에 소재한 포천중학교는 제 64회 졸업식을 1월 9일(목) 충남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기로 했다.

포천중학교는 1948년 개교해 현재까지 모두 1만 8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포천 지역에서 전통과 규모가 가장 큰 학교로 꼽힌다. 포천중학교(교장 임상범) 3학년생 350명과 학부모 교장교감 및 3학년 담임 교사 등 500여명은 1월 8일(수) 낮 10여 대의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중학교를 떠나 현충사와 독립기념관을 들러 천안시 병천면에 소재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를 방문한다.

포천중학교는 2013학년도 졸업식부터 학사일정을 바꿔 1월 초에 진행하고 방학에 들어가고 있다. 저녁 식사를 한 뒤에 대학생들의 춤과 통기타, 노래 동아리 공연을 관람하고 이 대학 설순욱 교수에게 ‘진로 방향 특강’을 들은 후 대학생들이 사는 기숙사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날(9일)에는 한국기술교육대의 첨단 실험실습장비가 갖춰진 창의융합제조센터에서 대학생들의 기계, 전자 등 실습장면을 관찰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댄스춤과 역시 대학생들이 만든 자동차가 달리는 모습도 보고 직접 탑승해볼 기회를 갖는다.

이어 오전 11시부터 한국기술교육대 담헌실학관 대강당에서 역사적이고 이색적인 포천중학교 졸업식을 거행한다. 복장은 대학생들이 졸업할 때 입는 가운과 학사모를 쓰고, 2013학년도 졸업식 때만 해도 여느 중학교와 마찬가지로 교내 대강당에서 진행했다.

하지만 봄부터 이 학교는 ‘이색적’인 졸업식을 갖기로 했는데, 이러한 아이디어를 내고 추진한 주인공은 바로 임상범 교장이다.

포천중학교측은 올해 6월부터 졸업식 행사 개최를 한국기술교육대에 문의했고, 대학측은 전격 이들의 의사를 환영함으로써 이색 졸업식이 결정되게 됐다.

임상범 교장(54세)은 “국내 대학 가운데 기술과 공학교육을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을 찾다가,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고, 취업률도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졸업식을 치르면 학생들에게도 매우 의미있는 행사가 될 거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임 교장은 2012년 9월 이 학교에 부임하기 전까지, 30년간 지역 내 중고등학교에서 진로진학교사와 교감 등을 역임한 경험이 있다.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이번 이색 졸업식을 추진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동기다.

그가 교편생활을 통해 제자 10여명이 한국기술교육대에 진학해 사회에서 우수한 인재로 성장하는 점을 관찰한 것도, 이번 판단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임 교장은 “한국기술교육대를 졸업해서 대기업 연구원이나, 중견기업의 엔지니어로 왕성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무엇보다 기술에 대한 전공능력을 배양해야만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또한 졸업 후에도 직무능력향상 교육을 시키는 점도 임 교장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몇 해 전 한국기술교육대를 졸업한 제자와 연초에 모임을 갖기로 했는데, 모교에서 졸업생을 위한 교육 때문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해서 놀랐다. 졸업을 시킨 후에도 지속적으로 교육을 시키는 대학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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