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이 발달하고 복잡해지면서 이름이 생소하고 우리가 느낄 수 없으면서도 유해성이 높은 환경오염물질이 새로이 등장해 사회에 불안감을 야기시키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쉽게 식별할 수 있으면서 불쾌감을 야기하는 고전적 환경오염문제 역시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체감오염도가 높은 대표적 환경오염문제는 악취, 소음, 미세먼지가 있다.

이 중에서도 미세먼지는 시정을 악화시키고, 목을 아프게하고, 불쾌감을 일으키고, 더욱이 인체에 유해성이 높은 초미세먼지를 내포하고 있다.

사막의 확대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미세먼지농도가 높은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공업국가의 하나로 자체적 미세먼지 배출원 또한 많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사막확대 급속한 경제성장…우리나라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1990년대에 들어서 미세먼지(직경 10 ㎛이하) 중 초미세먼지(직경 2.5 ㎛이하)가 허파를 손상시키고 이는 심장 질환으로 연계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나라는 도로청소강화, 공사장 관리감독을 통해서 비산먼지 발생을 억제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서울시와 6개 광역시의 2012년 미세먼지 농도는 2002년 대비 15~45% 개선됐다.

이러한 미세먼지 농도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는 아직도 인체에 해로운 수준이다. 그래서 고농도 미세먼지의 대응 방안으로 지난 8월부터 미세먼지 시범예보를 시작했다.
 
이는 국민과 대중매체의 많은 관심과 부정확한 미세먼지 예보에 대한 질책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2월 10일에 대기질 예보 개선, 국제협력강화, 국내 배출량 저감, 전 정부차원의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등의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정부차원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위한 ‘미세먼지 종합대책’ 발표 

일반적으로 자연현상과 인위요인에 결정되는 미세먼지 농도 예보는 자연현상만을 다루는 기상예보보다 정확도가 크게 낮다.
 
더욱이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 세계적으로 구축된 대부분의 대기오염 측정망이 대기오염 예보가 아닌 대기오염 관리에 목적을 두고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대기오염 예보는 기상예보보다 기반이 훨씬 취약하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요구에 적극 대처하고 국민의 대비를 돕는 목적을 가지고 미세먼지 예보기능을 강화하는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

그러나 미세먼지 예보의 빈도를 높이고 대상지역을 확대하면 예보의 오보율이 높아지게 된다. 그렇다고 무한한 재원을 투여해서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 기상청 1년 예산은 약 3,000억에 달하는데 미세먼지 예보의 수준을 크게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것의 수배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이러한 막대한 예산을 미세먼지 예보에 집중하기 보다는 미세먼지 관리 전반에 투자하는게 보다 현명한 정책이다.

대기오염 예보, 기상예보보다 기반 훨씬 취약…예보 빈도 높아지면 오보율 높아져

필자가 어느 칼럼에서 일본 동경대 병원의 한 유명한 교수가 죽기 전에 “평생동안 환자를 보면 서 25% 정도의 오진(誤診)을 했었다”고 고백했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이를 듣고 일반인들은 오진율이 너무 높아서 놀랐고 의사들은 오진율이 너무 낮아서 놀랐다고 한다.

의학을 잘 모르는 필자가 오진율 자체를 평할 수는 없지만, 오진을 한 환자도 잘 치료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즉, 진단은 환자치료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환자치료 과정에서 오진이 밝혀지고 이는 좋은 치료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미세먼지 예보는 미세먼지관리의 한 부분으로 미세먼지 배출원관리, 국제협력을 통한 미세먼지 저감, 국민행동요령 안내 등 전반적 미세먼지관리와 균형을 이루면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우리는 정부의 미세먼지 예보의 정확도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미세먼지예보를 잘 활용해 우리의 건강에 보탬이 되도록 했으면 한다.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에 집착말고, 잘 활용해 건강에 보탬되도록 해야

즉, 고농도 미세먼지 지속시간을 5~10시간 길게 예보하고 고농도 미세먼지 농도를 다소 낮게 예보하는 등 정확도에는 아직 문제가 있지만 고농도가 예보된 날에는 미세먼지 농도에 측정치에 귀 기울이고 마스크를 챙기는 등 적절히 대응하게 한다는 점에서 유용한 정보이다.

그리고 지금은 먼지관리가 미세먼지에서 초미세먼지로 시급히 전환해야 하는 단계이다.
그래서 미세먼지 예보 논란에 너무 함몰되지 말고 곧 시행될 초미세먼지 환경기준 준수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현명하다.<조석연 인하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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