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의 자연경관, 고유특성 크게 줄어
국립환경과학원,2007년부터-09년까지 연구

남한의 해안선이 1910년 이래 무려 1,900여 km 가량이 사라지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07년부터 09년까지 우리나라 해안지역의 자연경관 특성과 형성 및 변화과정을 연구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연구결과, 서해안과 남해안의 해안선은 드나듦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매립, 도로 건설 등으로 굴곡이 사라져 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축척 1:50,000 지형도를 기준으로 현재와 1910년대 해안선의 길이를 비교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약 1,900km(26%)의 해안선이 줄어들었다.

동-남해안에 비해 서해안의 감소 폭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도서를 포함한 1910년대 서해안의 굴곡도는 9.70으로 8.54인 남해안에 비해 더 복잡했으나, 오늘날에는 5.24로 7.89인 남해안에 비해 단순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동-서-남해안의 해안경관은 고유특성이 점점 사라져 획일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사구나 갯벌과 같은 생태적 점이지대의 감소경향이 뚜렷해, 경관유형에 따라 보전목표를 다르게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점이지대는 지리적 특성이 다른 두 지역 사이의 경계지대로 정의된다.

암석해안과 모래해안이 잘 발달한 동해안은 석호와 해안단구 경관의 유지를, 간석지가 널리 나타나는 서해안에서는 갯벌과 해안사구의 보전을, 큰 반도와 도서, 그리고 만으로 이뤄진 남해안에서는 굴곡진 해안과 사주섬, 습지, 활엽수림의 보전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모래나 자갈 등 해안 구성물질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야 하며, 해안침식을 고려하는 동시에, 유형에 맞는 경관계획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2009년도 연구에서는 순천만<사진>을 비롯한 지역별 사례연구를 통해 남해안 지역의 경관변화 과정을 제기했다.

습지로 유명해진 순천만 지역도 현재의 갯벌 면적은 20세기 초에 비해 약 2/3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사라진 대부분의 습지는 농경지로 전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유곡류하며 순천만으로 유입하던 이사천과 동천의 물길 중 아직까지 이사천의 옛물길이 구불구불하게 남아 있어 이에 대한 보전 및 복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해도의 물건리 해안에는 푸조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등의 활엽수림이 식재돼 있는 어부림이 있는데, 굵은 자갈이 쌓인 희귀한 경관으로 연구가치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 밖에 상주해안의 해안림도 물건리해안과 함께 지난 세기 동안에 큰 경관변화 없이 잘 보전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해안지역의 자연경관 특성을 한 시점에서가 아니라, 통시적 관점에서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해안경관의 지역별 다양성을 강조하고 유형별 보전목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허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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