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 김찬우 케냐 주재 한국 대사

“아프리카 ‘케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빈곤’을 떠올린다. 물론 못 사는 지역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케냐가 그런 모습만 있느냐. 그건 아니다”

김찬우 케냐주재 한국대사의 ‘케냐’에 대한 설명이다.

김 대사는 24일(현지시간) 저녁 한국인터넷기자협회(회장 김철관)가 ‘제20차 UNWTO(유엔세계관광기구)총회’ 취재차 케냐를 찾은 공동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마치 야누스처럼 케냐의 다른 모습도 봐달라”며 이 같이 말했다.
또한 그는 '백문의 불여일견'이라며 여러 차례 케냐를 방문하고 평가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사는 “‘아프리카에서 과연 스마트폰 사용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을 하시는데 생각보다 IT기반이 좋다”면서 이것이 한국과의 공통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케냐를 '기회의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부아프리카 항공의 중심 ‘나이로비’와 물류가 활발한 ‘몸바사’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 동부아프리카 뿐 아니라 그 주변국인 에디오피아 및 남수단까지 내륙을 통한 연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력량이 부족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지열발전과 풍력발전으로 인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김 대사는 이에 한국 중소기업들의 케냐에 대한 투자를 독려했다.

그는 “케냐에는 현재 제조업 기반이 거의 없다”며 “일단 케냐에서는 물건이 귀하기 때문에 팔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우리 중소기업들이 동종업종들끼리 들어와 전용단지를 만들어 들어올 수만 있다면 (대사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케냐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청년실업’”이라며 “케냐의 노동력과 한국의 제조업이 결합해 ‘메이드 인 케냐’를 세계적으로 수출할 수 있다면 두 나라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해서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는 게 김찬우 대사의 주장이다.

그는 “케냐는 기회의 요인도 있지만 중국이나 일본, 미국, 유럽 등 또 다른 도전 주자들도 있다”며 “그들에 비하면 한국은 후발주자의 위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미 케냐에 들어와 있는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통한다면 당장의 얻는 이익은 적을 수 있겠지만 리스크는 줄일 수 있다.

그렇게 시작하다보면 나중에는 케냐에서 독자적 활동 기반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김찬우 대사는 “한국처럼 짧은 기간 성장한 나라는 없다”며 “한국이라는 존재가 이 아프리카에서는 하나의 모델과도 같다. 이것 또한 한국만이 돈을 들이지 않고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찬우 대사 인터뷰 전문이다.>

“케냐, 못 사는 지역이 많은 것 사실이지만 그것이 케냐의 전부는 아니야”

- 케냐와 한국의 현재 관계와 ‘빈곤’이라는 한국인들의 인식의 한계는?

“지난해 6월 대한항공에 케냐로 오는 직항이 생겼다. 그 후, 7~8월부터 관광객이 늘어나긴 했다. 내년이 한-케냐 수교 50주년이라는 의미도 있는 만큼 좋은 관계가 유지되길 바란다. 아프리카 ‘케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빈곤’을 떠올린다.

물론 못 사는 지역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케냐가 그런 모습만 있느냐. 그건 아니다. 최근 도로 공사가 많아지면서 교통도 원활해지기 시작했다. 이것도 케냐의 다른 모습 중 하나이다. 마치 야누스처럼 케냐의 또 다른 모습이 있는 것이다”

- 그렇다면 케냐에 대해서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면 좋을까?

‘“그렇다고 무턱대고 좋은 모습만 부각시키는 것도 좋지 않다. 두 가지 모습을 다 전달하는 게 우리의 입장에서도 케냐의 입장에서도 제대된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그런데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말은 ‘견문이 불여일견’이라는 것이다.

케냐를 한번 와서 보는 게 중요하다. 케냐는 인구 4천만이고 한국은 5천만으로 여러 공통점이 있다. 한국이 동남아시아 허브의 역할을 한다고 본다면, 케냐는 동부아프리카의 관문이다. 대한항공의 케냐 직항노선 개설 이후, 케냐는 우간다와 탄자니아,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를 가는 관문으로 중심이 된 것이다.

만일, 동부아프리카 항공의 중심 ‘나이로비’와 물류가 활발한 ‘몸바사’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 동부아프리카 뿐 아니라 그 주변국인 에디오피아 및 남수단까지 내륙을 통한 연결이 가능하다”

“또, 한국이 IT의 강국이듯 케냐 역시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모바일 강국이 됐다. 인구가 4천만인데, 2000만 이상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 1800만이 모바일 뱅킹을 한다.
그리고 인터넷 속도도 빠르다. ‘아프리카에서 과연 스마트폰 사용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을 하시는데 생각보다 IT기반이 좋다. 한국과 또 유사한 점이 있다면 교육열이 높다는 점이다”

 
- 구상하는 한국-케냐와의 가교 역할이 있다면?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현재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이렇게 진출하고 있다. 그런데 언젠가는 아프리카에도 올 것이. 케냐에 굉장히 많은 기회들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케냐는 현재 제조업 기반이 거의 없다. 여기에 우리 중소기업들이 동종업종들끼리 들어와 전용단지를 만들어 들어올 수만 있다면 (대사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케냐에서는 물건이 귀하기 때문에 팔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케냐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 ‘실업’이다.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번듯한 직업을 갖기가 어렵다. 케냐의 현 정부가 4월 출범했는데, 그들 역시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케냐의 노동력과 한국의 제조업이 결합해 ‘메이드 인 케냐’를 세계적으로 수출한다면 두 나라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그런 기반을 구축하고 있고 ‘투자보장협정’, ‘이중과세방지협정’ 등에 대해 문안을 합의했고 조금 있으면 발효 절차를 거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다른 기회는 케냐의 주지사들도 외국으로부터의 투자에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 케냐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 한국기업들이 주의할 점이 있다면?

“단기간에 뭔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해서 안 된다. 케냐는 기회의 요인도 있지만 중국이나 일본, 미국, 유럽 등 또 다른 도전 주자들도 있다. 그들에 비하면 한국은 후발주자의 위치이기 때문에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것을 극복하기 위해 이미 케냐에 들어와 있는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통한다면 당장의 얻는 이익은 적을 수 있겠지만 리스크는 줄일 수 있다. 그렇게 시작하다보면 나중에는 케냐에서 독자적 활동 기반도 생길 수 있다”

“현재 케냐가 가지고 있는 전력은 1500메가와트 정도이다. 전력이 굉장히 부족한 나라이다. 이 나라가 산업화 과정으로 가기 위해서는 전력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력문제를 해결할)잠재력은 충분하다.

현재 케냐에 현대엔지니어링이 타국과의 파트너로 해서 4억불 정도 규모로 ‘지열’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또, 케냐는 태양광도 좋다. 우기와 건기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태양광이 얼마나 강한 것인가가 아니라 일정 조도를 계속적으로 비춰주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북쪽 지역에서는 유럽국가들이 투자해서 풍력발전을 하고 있기도 하다”

- 정치 또는 치안에서의 취약점이 지적되기도 하는데…

“아프리카의 경우, 치안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케냐 정도면 괜찮다고 본다. 한국분들이 모르는 것 중 하나가 유엔이 ‘뉴욕’과 ‘비엔나’, ‘제네바’, ‘나이로비’에 사무실이 있다. 아프리카 국가 중 유엔 사무실이 있는 유일한 곳이다. 그만큼 여건이 되니까 그런 것이 아니겠나”

“2007년 대선하고 분쟁이 생겨 1000명 이상이 죽었다. 그리고 지난 3월 4일 대선이 있었고 그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 문제는 대법원으로 회부됐고 3월 30일 결론이 났다. 혼란 없이 정권이 그대로 교체가 됐다는 점에서 행운이다.

신헌법에 따르면, 대선 관련 분쟁이 생겼을 때 대법원이 판결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 ‘신헌법’이 있었기 때문에 종족간의 분쟁이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삼권분립이라는 개념이 자리매김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물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사업하는 기업입장에서는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한국이라는 존재가 아프리카에서는 하나의 성장모델과도 같다”

- 선발 주자들에 비해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면?

“케냐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새마을 운동’이다. 새마을 운동은 돈을 들이는 것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정신, 의식을 바꾸는 운동이다. 정부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끌고가고 지역에 시범마을을 만들어 성공사례만 만들 수 있다면, 한국이 후발주자이지만 충분히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얼마 전 대통령실에 가서 기조실장에 ‘서울에 가면 새마을운동 연수를 한번 가봐라’라고 이야기를 했다. 한국이 왜 70년대 경제개발을 성공할 수 있었는지 말이다. 우리나라는 돈이 없어서 아프리카 ‘원조’에서는 중국이나 일본, 유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뒤쳐져 있다.

하지만 경제개발 측면에서 본다면 상황은 다르다. 짧은 기간 이 정도로 성장한 나라가 없다. 한국이라는 존재가 아프리카에서는 하나의 모델과도 같다. 이것은 우리가 돈을 들이지 않고 한국이라는 브랜드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돈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은 이 같은 소프트웨어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케냐 경제개발을 위해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인적자원이었다. 결국 사람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인적지원에 대한 투자로 한국이 도와줄 수 있다. 저희가 케냐에 직업훈련소를 지어준 적이 있다. 케냐에 있는 5개 직업훈련소 중 가장 늦게 지어졌지만 현재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기재부가 예산심의 중이긴 하지만 내년부터 케냐를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향한 마스터플랜을 짜려고 기획하고 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사람들은 정이 많다. 마음을 열어놓고 케냐 국민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가 조금 더 잘 산다고 해서 케냐를 무시한다고 해서는 안 된다. 부정적인 면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면까지 수용해서 좋은 모습만 보려고 노력하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장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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