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교수목원 설립위한 2차 토론회 속개
발제자 이영경교수 김동필교수 박희준 팀장 등
신준환원장,“나무는 도끼들고 온 나뭇꾼에도 그늘 안겨줘”

불교수목원에 대한 의견수렴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데다 환경문화와 불교문화 유산의 기여도가 제고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 불교계의 숙원이던 불교수목원 설립의 필요성과 운영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회가 열렸다.

조계종 사회부(사회부장 혜경스님.사진)와 환경위원회(위원장 장명스님)는 2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불교수목원 설립을 위한 2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불교수목원 설립 방안과 필요성, 사찰 현황 및 관련 지침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자리로 진행됐다.


이례적으로 분석된 불교수목원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도 전격 공개돼 관심을 끌었다.

토론회에는 이병인 부산대 바이오환경에너지학과 교수를 사회자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이어졌다.

주제 발표에서는 박희준 사찰생태연구소 팀장이 ‘수목원 현장 답사와 주요 사찰현황’을 주제로 사찰의 특성과 지역적 여건을 토대로 분석한 사찰별 수목원 및 대상사찰을 발표했다.

이어 이영경 동국대 교수는 ‘인식조사를 중심으로 불교수목원 계획 원칙 및 지침’을 조사분석, 발표했다.

조계종 교역직 스님과 사찰, 선원스님과 일반직 종무원 및 전문가 등 55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불교수목원 인식조사 결과, 불교수목원의 필요성과 기능, 조성 원칙, 계획방안, 기대효과 등을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김동필 부산대 교수가 ‘불교수목원 설립 및 유지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불교수목원의 전문화와 각 특성을 살린 식물자원 확보, 보전관리 및 연구활동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제도적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종합 토론자로는 직지사의 농감 종명스님, 최송현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국립수목원 박광우 과장, ‘나를 만드는 숲’의 한광용 박사가 패널로 올랐다.

조계종은 이번 토론회를 기반으로 불교수목원 설립 및 운영을 위한 정책과제를 정리하고 자문회의 등을 거쳐 최종 보고서를 발간할 방침이다.

사회부 관계자는 “불교수목원 설립을 위한 작은 첫 걸음이지만, 이를 통해 불교의 큰 자산인 사찰림의 공익적 가치를 증진하고, 한국 불교의 환경운동과 생태보전 활동이 새롭게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사회부장 혜경스님은 “불교의 새로운 역사를 잇는 숲의 종교, 생명의 종교에 대해 이제 종단이 나설 때”라며 “자연 생태계의 근본적인 서식 여건을 위해 이제는 불교계도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준환 국립수목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는 신라시대부터 불국정토로서 우리 땅에 깊은 불심에 대해 믿어왔다. 자연을 지키기 위해 사찰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점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나무의 소중함을 들어 “나무는 자신을 배어내려는 도끼 든 나뭇꾼에게도 그늘을 안겨준다.”며 “불교수목원의 설립 타당성은 호응을 얻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의 사찰은 경내 주변의 나무를 지켜온 역사의 산증인이다. 수목원의 가치는 앞으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첫 발제자로 연단에 오른 박희준 사찰생태연구소 생태연구팀장은 ‘수목원 현장답사와 주요 사찰현황’을 통해 “수목원의 건립은 여러 기능을 통합한 다기능 다목적의 중앙불교수목원 설립이 우선돼야 하고, 지역 사찰단위의 수목원간 중간 허브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 거점형 불교수목원 건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다만, 불교문화에 반하지는 않는지, 지역문화와 어울리는지, 선정된 식재식물이 불교문화와 정서에 어울리지 않는 식물은 아닌지, 경전에 등장하는 식물인지 혹은 불교와 관련이 있는 식물인지 등등의 다각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후변화 에너지 소비 등과 관련한 검토는 물론 자연환경의 훼손,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에 대한 조사분석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또는 사찰 단위의 정원이 지역주민과 탐방객을 위한 불교적 생태, 문화교육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불교의 생명사상과 문화를 통한 자연스러운 포교의 가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이영경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불교수목원의 계획 원칙 및 지침(인식조사를 바탕으로)’을 통해 “불교수목원에 대한 인식조사는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다양한 계층을 조사하고 바람직한 계획원칙 및 지침을 제시하기 위한 인식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제기했다.

이 교수는 이에 “불교수목원의 필요성과 시급성, 불교수목원의 기능 및 계획원칙, 계획지침에 대한 의식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목원의 추진전략, 목적, 목표, 그리고 계획 원칙 및 지침을 설정하고자 한다”며 조사목적을 강조했다.

한편, 김동필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불교수목원 설립 및 관리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란 발제에서 “‘불교를 숲의 종교’로 일컫는다”며 “1600년 한국 불교는 숲속에 터를 잡았고, 그 선불교 전통은 아직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찰림은 불교와는 뗄 수 없는 중요한 공간이었고, 그 속에 살아가는 생물들의 터전이었던 것”이며 “불교수목원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가치성을 증대시키는 측면에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필 교수는 특히,“불교계가 아름다운 숲을 지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듯이 ‘사찰림’이라는 공공자산을 갖고, 불교문화유산의 활용과 환경문화 창달에 기여하는 터전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병창 기자>

저작권자 © 환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