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 on the Next Level, 첫 취항 문 열어

[권병창 기자] 저비용항공사 LCC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11일부터 김포~제주 여객노선을 첫 취항한다.  

에어프레미아측은 3일 오전 10시부터 공식 홈페이지(www.airpremia.com)에서 탑승권 구매를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온라인 체크인, 수하물 규정, 도움이  필요한 고객 등의 여정에 대한 자세한 안내도 확인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제주도의 여름, 가을을 마음껏 만끽하시고 싶은 분들! '당일치기로 제주도 여행해야지~!'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달 1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을 취득하고 신생 항공사로서 공식 출범했다.

최근 인천-LA 노선 취항을 위해 미국 교통부에 노선 운항 허가 서류 제출을 완료했으며, 인천-LA노선은 오는 2022년 2분기에 취항할 예정이다.

한편, 완생을 꿈꾸는 바쁜 미생 직장인들! 모두 집중!"이란 부제아래 첫 비행에 나서는 현직 기장의 에세이편이 흥분된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음은 첫 비행의 주인공인 신지수 기장의 전문을 게재했다.

자랑 좀 하려고 고교 동창 친구를 불러냈다. 
“우리 드디어 취항한다!” “취항? 아~ 너 회사 옮겼다고 했지? 어디라고?” 

“에어프레미아라고 했잖아.” 
“에어…뭐? 에어…피래미?” 친구가 찻잔을 집어 들며 마스크를 내리자, 장난스러운 표정과 함께 희끗희끗한 턱수염이 드러났다.​

“야! 프.레.미.아. 프레미엄의 복수 프레미아!”
“하하, 알았어. 근데 어디 간다고?”

“우리 회사는 787 드림라이너 새 비행기를 쓴다고.”
“우리는 HSC 하이브리드라서 서비스도 달라!”

“그러니까. 국제선이야? 국내선이야?”
“하이브리드라고? 연비 좋으면 티켓값 깎아주냐?”

“우린 좌석도 넓어. 35인치랑 42인치.. 아니, 47인치던가…?”
“아씨, 그래서 어디 가는데!?”

“어디 가냐고?”​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목소리 톤을 낮추어 대답했다. 
“음…,일단 제주 가는데, 조만간 코로나 상황 좋아지면 LA도 가고, 싱가포르도 가고…” 

<보인 787 드림라이너기/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친구는 모양 빠지게 주절대는 내 말을 자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 제주 가고 싶다. 미국이고 유럽이고 다 됐고, 제주가서 창문열고 드라이브나 했으면 좋겠다…” 

나는 얼씨구나 대답했다. 
“가자! 가면 되잖아. 지금 날 잡자. 다음 달 언제가 좋아?” 

핸드폰에 캘린더 앱을 찾아 바쁘게 손가락을 움직이는데, 친구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나 다음 달부터 항암치료 시작이야.”

“뭐?...”​
충격적인 소식인데, 생각보다 놀랍지 않게 느껴지는 나 자신이 서글펐다. 

나도 한 번 검사를 받아볼까?라는 생각이 스쳐 간 것도 너무 수치스러웠다. “… 아 이 새끼… 좀 진작에… 아 진짜…”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릴 내뱉으며 친구의 눈을 피하는데, 친구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야! 괜찮아. 치료하면 나을 거야. 나 다 나으면 가자! 그때까지 내 자리 맡아 놓고 기다려.” 

바보같이 이 말이 위로가 되었는지, 시큰거리던 코가 뻥뚫리는것을 느꼈다.​
“응, 그래, 기다릴게.”​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제주에 간다. 
날아오르기까지 길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지켜온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지만, 환호성은 지르지 않을 거다. 

피래미 항공사 에어프레미아는 더 높고 더 멀리 날고 싶지만, 아직은 가까이 있을 거다. 
고통스러운 시절을 지나 다시 날아오르기만을 꿈꾸는 수많은 사람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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