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가뜩이나 어려운 시설재배 농가 인력난 덮쳤다" 호소

<시설재배 농민들이 화이팅을 외치며 국민 건강 챙기기를 약속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시설채소 기숙사, "하루아침에 불법" 청천병력
[취재=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 TF팀/편집 강기형 기자]
 "소화 촉진, 콜레스테롤 저하, 노화 예방, 항암, 성인병과 변비 예방에 도움을 주며 서양에서는 민간 약재로 사용하는 신선채소인 '치커리'를 잘 키워 소비자분들의 건강을 챙겨드린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는데,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코로나19 여파와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비닐하우스 안이 온통 치커리숲이 되어 버린 경기도 이천 농가의 하소연이다.

외국인 근로자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다른 근로자까지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정부 지원이 절실했으나, 지원은 커녕 오히려 과도한 규제 일변도로 비닐하우스 안이 치커리숲이 된 사례다.

<시설농비닐하우스가 치커리숲으로 둔갑한 내부 전경>

정부는 2020년 경기도 포천 시설농비닐하우스 농막 화재로 외국인노동자가 숨진 사건이 발생하자 '정식주택이 아닌 모든 숙소는 인정하지 않는다'며 허가노동자 배정을 규제했다. 이에 많은 민원이 쌓이자 정부는 이 정책을 2021년 9월까지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신규노동자 배정 대상에서 뒷순위로 밀리며 농지를 놀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들 농가는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데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단체 손님을 위주로 한 전문식당 등에 납품하는 채소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일부 외국인 근로자 숙소에서 나온 문제를 전체 농가 문제로 확대하면서 이들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또 '대지가 아닌, 농지 위 기숙사 설치' 불허를 강제함에 따라 그동안 농가 특성과 직장과 숙소가 가까웠으면 좋겠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희망을 철저하게 짓밟았다. 게다가 외국인 근로자 희망에 따라 편의를 제공했던 농가들은 하루아침에 외국인 근로자 신청 대상에서 밀리며 막대한 재산상 피해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이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개호 위원장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적인 방법 모색에 나선다. 이 위원장은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를 대상으로 시설채소 특수성과 이들 농가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편의 제고를 위해 직장과 가까운 숙소를 농지 위에 설치한 정당성 및 '예전처럼 농지 위 기숙사 설치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시설채소 관계자들과 간담회 일정을 조율 중이다.

<재배농가와 관계자 등이 하트 문양을 그리며 농심을 전하고 있다.>

이 지역 국회의원인 송석준 의원은 관련 법안 조항이 농지법 개정법률안의 다른 조항과 겹쳐 상임위 통과가 지연될 것을 염두에 두고 청와대와 농림축산식품부, 고용노동부 등에 지속해서 규제 완화를 피력하고 있다.

송석준 의원은 "이개호 위원장님과 저는 당은 다르지만, 지역 현안과 맞물리는 농축산 정책과 농축산인 권익 보호를 위해서는 초당적인 같은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당사자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규제로 인해 헌법에 따라 보호받으셔야 할 우리 농민분들의 재산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했다"라면서 “정부의 탁상행정이 빚은 농민 인권 사수를 위해 끝까지 정부를 설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설채소 농가들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외국인 근로자 희망 사항에 따라 기숙사를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설치했다는 것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 중인 점 등 외국인 근로자의 권익을 우선시하는 사실적인 내용을 전화와 문자, 이메일 전송 등의 방법으로 설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설채소 농가들은 지난 7월 1일 한자리에 모여 코로나19 방역을 준수하며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하는 스케치북 호소 동영상과 사진 촬영에 임했다.

<농림부 장관에게 전하는 자필 호소문>

또, 일부 언론의 사실과 다른 보도 및 일부 농가의 잘못을 전체 농가 잘못으로 확대해 주홍글씨 낙인을 찍은 특정 단체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은 "우리는 고국을 떠나 멀리 자유의 땅 대한민국에서 열심히 일을 하시는 외국인 근로자분들의 권익을 우선한다. 따라서 그동안 일부 농가의 잘못이 전체 농가의 잘못으로 보이거나, 읽히는 등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바로잡아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도한 법과 제도 앞에 역차별당하는 우리의 슬픈 눈물에 대해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최소한 일부 문제가 전체 문제인 것처럼 확대 해석하기 전에 사실적인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알려진 데 대해 너무 억울해서 2일~3일 납품 거부 운동을 할까 생각한 적도 있지만, 우리 농산물을 사랑해주시는 소비자분들을 생각하니 우리의 정당한 요구 관철을 위해 납품 거부 운동으로 소비자분들께 비싼 가격으로 농산물이 공급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솔로몬의 지혜’에서 나오는 '진짜 엄마 vs 가짜 엄마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우리는 소비자분들이 생각하시는 크기보다 더 많이 소비자분들을 아낀다.

특히, "우리 아들딸 같은 외국인 근로자분들을 많이 아끼는 만큼 이분들이 직장과 숙소가 가까우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정부와 여야 국회가 이분들 편의 제공에 힘써주시기를 거듭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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