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공단 권경업 이사장이 잠시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사진=국립공원공단 제공>

한 줄기, 아! 한 줄기
백두대간(白頭大幹)

새 날 새 아침
수천 수만의 무리진
아름다운 나비의 자유
완전한 유영(遊泳)을 꿈꾸는

우리는 밤마다
번데기가 되는,…‘침낭(寢囊)’ 전문

[권병창 기자] 국립공원공단 현직 이사장으로 백두대간을 최초 종주한 70년대의 전설적인 산악인 권경업 이사장의 시선집 ‘자발레의 꿈(전망 출판)’이 시나브로 감동물결을 이뤄간다.

’77년 1월, 설악산 토왕성 빙폭을 등반한 권 이사장은 ’82년 부산 최초 히말라야원정대의 등반대장을 성공리에 수행했다.

’90년대는 백두대간 연작시 60여편을 월간 ‘사람과 山’에 연재, ‘산악시’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호평속에 산악운동가의 문화적 위상을 드높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시선집 '자벌레의 꿈' 표지>

이는 과거 일제치욕의 36년 역사속에서 지워버린 이 땅의 산줄기인 백두대간을 되찾게 하는 계기로 작용, 큰 호응을 얻었다.

’05년에는 남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해 삼지연을 거쳐 해발 2,750m ‘민족의 영산(靈山)’, 백두산을 첫 등정했다.

권 이사장은 지난 2011년 4월, ‘세상 가장 낮은 히말라야원정대’를 결성해 현지 히말라야의 심산유곡에 자선병원을 직접 지어 기부했다.

젊음을 산에 바친 일련의 산행 경험을 이 땅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보편적 정서로 승화시켜 산악시 작업에 몰두했다.

화제의 시선집 ‘자벌레의 꿈’은 주옥같은 200여편의 시어중 백두대간 등 수려한 자연의 미를 담아냈다.

오 솔 길

청려장(靑藜杖) 짚은
등 굽은 모습이라도 괜찮습니다, 그저
남종화(南宗畵) 넉넉한 여백 속의
한가한 오솔길 위로
나를 그려 넣어주세요.

가을 장당골
도드라지는 오솔길 위로, 제발
나를 그려 넣어주세요.

취밭목 귀뚜라미

귀뚤귀뚤, 귀 뚫어
아래 세상 얼마나 귀 막혔니
귀뚤귀뚤, 귀 뚫어

동요같은 취밭목 귀뚜라미에 등장하는 취밭목은 지리산 해발 1,400m 고지를 무대로 자연환경 중 보존이 가장 잘된 지역으로 알려진다.

자칫 산행에 나서 위험에 빠진 등산객의 안전을 위한 조그만 유인 대피소도 갖추고 있다.

화제의 시선집은 제1부 자벌레의 꿈을, 제2부는 서진암 가는길 제3부는 '완전한 유영(游泳)을 꿈꾸는'에 이어 '간이역', '그 나무', '가출'로 언어의 연금술사로 찬사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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