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항공 고용안정쟁취투쟁본부는 2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고용안정 3대 요구' 1만 서명서 청와대에 전달하기전 모두발언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부의 저비용항공사 통폐합은 “대기업 배불리기”
해고 조종사들,‘대리운전,건설현장서 복직만 기다려’

[권병창 기자] “늦어지는 인수합병(M&A)은 도덕적 책임과 체불임금을 빌미로 나몰라하는 식은 결국 노동자만 길거리로 내몰리는 형국이죠.”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의 박이삼(공사 42기)위원장은 27일 오전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 1만명 서명서’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의 강문대사회조정비서관과 고영호행정관을 면담한 뒤 내홍을 토로했다.

이날 10여분 남짓 청와대 관계와의 면담에서는 제출한 서명서와 함께 현안을 해당 부처에 들어보겠다는 답변속에 현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스타항공의 전직원 가운데 220명을 포함한 고용안정 1만 서명운동에 참여한 공항·항공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담아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항공업계는 바닥이 좁아 (자사에서)한번 찍히면 다시 그 업계에 취직을 못한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이스타항공의 1,600여 직원 가운데 대부분 생계난을 겪고 있다”며 “조종사들 역시 4개월째 급여가 체불”중이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조종사들은 급여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하며,어느 정도 월급을 안받아도 몇개월은 버틸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곱지않은 시선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저희들 역시, 월급쟁이에 불과해 적금도 깨고 갖고 있는 자동차도 팔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일부 조종사는 공사장에서 일하거나 택배도 일하며 생계 활동에 나선 분들도 많은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시사했다.

박 위원장은 “정리해고 대상의 1순위로 훈련이 거의 끝나 곧 부기장이 되는 기간에 사직서를 쓰라고 했다”며 “재고용확인서가 아닌 (서류전형 제외만을 적시한)재고용안내가 담긴 서류 한장만을 들고 스스로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가족과 생계를 위해 대리운전 또는 건설현장을 떠돌며, 회사에서 다시 복직하라는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종사 노조측은 일련의 상황을 사측에 확인한 바, 채용 공고시 100% 서류전형만 면제해주겠다고 했지만, 반드시 제자리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이삼위원장은 앞서 공군사관학교를 나와 공군 소령으로 예편하기 전까지 F-5A(자유의 투사)를 조종한데 이어 25년 째 조종간을 잡으며 나름의 보람도 귀띔했다.

그는 취재기자들의 행복했던 질문에 “비정상 상태에서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비행해 착륙한 뒤 탑승객들이 박수를 쳐줬을 때 조종사로서 뿌듯함을 느꼈을 때”라고 술회했다.

또한 “조종사로서 항상 느끼는 점은 매일 비행하지만 하늘이 매일같이 똑갖지 않은 점을 볼때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타항공의 조종사 인원이 적고, 항공기는 많아 짧은 시간에 늘어나 비행에 따라

한달에 많게는 100시간 가량 자기 몸을 깎아가면서 비행 부담을 감수했을 때도 있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이외, 현재 양사의 인수합병(M&A) 실정에 제주항공측이 도덕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전제한 뒤 “체불임금을 빌미로 나몰라라하는 식으로 이스타항공측에 떠넘긴다면 지연에 따른 노동자만 결국은 길거리로 내몰리는 형국”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상급 단체에 노조가입한 점에 문제를 삼는다면, 이는 명백한 해노행위(害勞行爲)이며, 민주노총 전체 노동자와도 직면하게 될 것을 엄중히 경고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제주항공측이 SPA(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시, 체불임금 성격도 포함된 만큼 ‘코로나19’를 들어 이제와서 매도자(賣渡者)에게 떠넘기다는 것은 부도덕한 일탈”이라고 주장했다.

‘기안금’ 역시 정부의 지원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저비용항공사(LCC)의 통폐합 기조란게 허가를 내준 뒤 이제와서 이스타항공 제외는 설득력이 낮다고 개탄했다.

박이삼 위원장은 “항공수요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저비용항공사를 뒤늦게 감축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세금을 거둬 다시 국민에게 수혜를 돌려주는 것이 아닌 오히려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꼴”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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