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철새연구센터 연구원이 ‘북방새 찌르레기의 발목에 국가명과 생태적 특징 등 각종 정보를 담은 금속 가락지를 부착하고 있다.>

철새연구센터,이동경로 등 습성 파악 가락지 활용
맹금류 이동경로 분석후 기상청 기상레이더 적용
 
“가락지 찬 철새봐도 놀라지 마세요”

서-남해안의 홍도-흑산도 라인에 기착하는 철새들이 다양한 지역에서 월동 등을 지낼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제기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엄홍우)은 철새의 이동경로 파악을 위해 홍도 철새연구센터에서 연간 270종 25만 마리의 철새를 관찰하고, 각종 정보를 담은 가락지를 8천여 마리에 부착했다.

국립공원 철새연구센터는 2005년 홍도에 문을 열고 지금까지 총 351종 351만여 마리의 철새를 관찰했다.

이뿐아니라, 202종 23만 마리에도 가락지를 부착해서 날려 보냈다. 작년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철새가 총 8,331마리였는데 철새연구센터가 93%를 담당했다.


가락지 부착 사업은 환경부(국립생물자원관)가 총괄하고, 국립공원관리공단과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 파트너십 등에서 협력해 추진된다.

홍도 철새연구센터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철새가 외국에서 발견된 사례는 일본 1건, 대만 1건이었다. 외국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철새가 홍도에서 관찰된 것은 일본 5건, 몽골 1건이었다.

이를 통해 일부 철새들의 이동경로가 밝혀졌는데 제비는 1,250여 킬로미터 떨어진 일본 톳토리현에서 2007년 7월에 가락지를 부착한 것이 3년이 지난 2010년 4월에 홍도에서 발견됐다.

반대로 검은지빠귀는 2010년 4월 홍도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것이 29일 만인 2010년 5월에 약 1,240km 떨어진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발견된 바 있다.

국내외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철새가 재발견될 확률은 줄잡아 0.2%대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홍도와 흑산도는 철새들이 한반도로 드나드는 관문에 해당하므로 조류 전염병 예찰에도 중요한 지역이다.

작년에는 모두 26종 56개체를 대상으로 인수 공통전염병인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였으나 모두 음성으로 판명된 바 있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의 경우 1938년 우간다의 웨스트 나일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뇌염의 일종으로 주로 모기에 의해 감염되지만, 말과 같은 길짐승이나 조류 등을 통해서도 감염된다.
 
최근에는 기상청 레이더센터와 업무협력을 통해 기상레이더를 이용하여 철새 이동을 추적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미 공단은 기상청과 함께 지난 2009년 5월과 10월에 홍도 상공을 통과하는 붉은배새매와 벌매로 추정되는 레이더 영상을 분석한 바 있다.

철새에 가락지를 부착하는 것은 이동경로와 조류생태, 질병, 보전연구를 위한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데 미국은 매년 120만 마리, 중국 32만 마리, 일본 20만 마리에 가락지를 부착하고 있다.

공단 채희영 철새연구센터장은 “효과적인 철새연구를 위해서는 가락지를 부착하고 관찰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데, 우리나라는 홍도-흑산도 지역에서 거의 대부분이 이뤄진다”면서, “보다 다양한 지역에서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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