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록잎 여타 품종과 판이하며 특이성 지녀”

낙화암 인근 고란사 뒷편에 자생하고 있는 희귀식물 고란초의 자태.
부여군-재경향우회-고란사-대한일보-환경방송 공동추진

천년고찰 백제시대의 고란사내 ‘고란초<사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려는 출향인들의 애향심이 어우러져 마침내 역사적인 결실을 맺게 됐다.

‘고란초 천연기념물지정추진모임’(공동대표 고란사 전주지 관행스님, 법무법인충정 김진환대표변호사 등)은 지난 해 3월, 백제의 옛 고도인 부여읍 쌍북리 산1번지 부소산성내 자생하는 고란초가 여타 지역에 견줘 잎이 큰데다 뚜렷한 자태를 지녀 항구보전이 바람직한 만큼 천연기념물 지정에 뜻을 같이했다.

부여군 고도문화사업소(소장 이종관) 역시 고란사의 고란초가 한반도 내 자라는 다른 지대와 특이성 및 지정에 따른 적합성이 판정되면 요식절차를 밟아 천연기념물 지정에 나서 오늘의 성과를 거뒀다.

고도문화사업소의 관계자는 “군 관내에는 내산면 주암리 마을에 있는 은행나무가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상태”라며 “널리 알려진 고란초의 색다른 점이 검증된 후 문화재청의 협력이 결실을 맺게됐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고란초의 경우 잎은 홑잎으로 대부분 타원 형태의 피침 모양이나 서너촉 갈래로 갈라지는데 그쳐 고란사 경내 고란초와는 판이하다는 평이다.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고란초.
세갈래로 갈라지는 것은 중앙부의 것이 제일 크고, 표면은 녹색인 반면 뒷편에는 연한 초록색으로 주맥과 측맥이 뚜렷한 점이 이채를 띤다.

양치류중 고사리목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 고란초는 주로 산지의 그늘진 바위틈에서 자라며 뿌리 줄기는 길게 옆으로 뻗고 지름은 3∼4㎜에 이른다.

단엽의 잎은 타원형으로 녹색 표면과 뒷면에 흰색과 황갈색의 포자 덩어리가 2열로 배열된 것이 특징이다.

황색의 포자낭군은 측맥 사이에 두 줄로 원 모양으로 달렸으며, 한때 산림청은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과 법정보호 종으로 선정됐다.

고란초는 또 강가 절벽이나 산지계곡 등 일정한 습도가 유지되는 바위의 좁은 틈에 자라는 소형 양치식물로 자란다.

이같은 고란초는 백제의 왕도였던 부소산성의 고란사 뒷편 바위틈에서 자생했다고 해서 ‘고란초’란 이름으로 유래된다.

충남 문화재자료 제98호 고란사의 당시 주지 관행스님은 “지구상에 자라는 고란초는 30여 종류의 개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고란사의 고란초는 채색이 선명한데다 잎의 크기도 두드러져 보이는 등 고증자료를 더해 문화재청과 관련기관에 자문을 구했다”고 말했다. 

한편, 부소산성 내에는 백제의 패망을 뒤로 삼천궁녀들이 패망전 몸을 던졌다는 200여m 높이의 낭떠러지 낙화암(落花巖)이 있어 연중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충청향우회중앙회 재경부여군민회의 김진환(전 서울중앙지검장) 회장은 “백제의 옛고도인 부소산성의 고란초는 여느 지역과 같이 자라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알고 있지만, 문화재청과 관련 학계 등의 심층적인 전수조사를 거친뒤 사실상 천연기념물 지정을 앞둬 출향인의 한사람으로 매우 뜻깊다”고 전했다.

이와관련,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의 식물담당인 전재일 씨는 “앞서 부여군과 문화재청 및 전문위원들에 최종 용역을 의뢰한 결과, 지정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와 내년 봄께 공고후 지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 외 ‘고란초 천연기념물 지정추진’ 활동에는 부여군과 재경부여군민회를 비롯한 고란사, 대한일보, 환경방송, 문화저널21 등이 공동 참여했다.
<권병창 기자/사진=부여군 고도문화사업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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