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란초’ 천연기념물 지정신청 파란불
‘연초록잎 여타 품종과 다르며 특이점 지녀”
부여군-재경향우회-고란사-환경방송 공동추진

천년고찰 백제 고란사 내 ‘고란초<사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려는 애향심이 이어져 그 귀추가 주목된다.



‘고란초 천연기념물 지정추진본부’(공동대표 고란사 주지 관행스님, 법무법인 충정 김진환 대표변호사)는 백제의 옛 고도인 충남 부여읍 쌍북리 부소산성내 자생하는 고란초가 여타 지역에 견줘 잎이 큰데다 뚜렷한 자태를 지녀 항구적 보전이 바람직한 만큼 천연기념물 지정에 뜻을 같이했다.

부여군 고도문화사업소(소장 이종관) 역시 고란사의 고란초가 한반도 내 자라는 여타 지대와 특이점 및 지정에 따른 적합성이 판정되면 요식절차를 밟아 천연기념물 지정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사업소의 김정기 씨는 “군 관내에는 내산면 주암리 마을에 있는 은행나무가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상태”라며 “널리 알려진 고란초의 색다른 점이 검증되면 관련부서에 지정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고란초의 경우 잎은 홑잎으로 대부분 타원형태의 피침모양이나 서너촉 갈래로 갈라지기도 하는 것으로 기록된다.

3갈래로 갈라지는 것은 중앙부의 것이 제일 크고, 표면은 녹색인 반면 뒷편에는 연한 초록색으로 주맥과 측맥이 뚜렷한 점이 이채를 띤다.


<고란사 경내에 있는 청정 약수터>

양치류중 고사리목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 고란초는 주로 산지의 그늘진 바위틈에서 자라며 뿌리 줄기는 길게 옆으로 뻗고 지름이 3∼4㎜에 이른다.

단엽의 잎은 타원형으로 녹색 표면과 뒷면에 흰색과 황갈색의 포자 덩어리가 2열로 배열된 것이 특징이다.

황색의 포자낭군은 측맥 사이에 두 줄로 원 모양으로 달렸으며, 한때 산림청은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과 법정보호 종으로 선정했다.

고란초는 또 강가 절벽이나 산지 계곡 등 일정한 습도가 유지되는 바위의 좁은 틈에 자라는 소형 양치식물로 세분된다.

이같은 고란초는 백제의 왕도였던 부소산성의 고란사 뒷편 바위틈에서 자생했다고 해서 ‘고란초’란 이름으로 유래된다.

고란초는 앞서 서울시내에서 유일하게 고란초 군락을 이룬 수락산을 포함해 2009년 5월, 경기 파주관내 DMZ 인근 민통선을 따라 생태조사중 가파른 절벽 틈에서 20여 개체가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충남 문화재자료 제98호 고란사<사진>의 관행스님은 “지구상에 자라는 고란초는 30여 종류의 개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고란사의 고란초는 채색이 선명한데다 잎의 크기도 두드러져 보이는 등 고증자료를 더해 문화재청과 관련기관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지 부소산성 내에는 백제의 패망을 뒤로 삼천궁녀들이 패망전 몸을 던졌다는 200여m 높이의 낭떠러지 낙화암(落花巖)이 있어 연중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충청향우회중앙회 재경부여군민회의 김진환(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회장은 “백제의 옛고도인 부소산성의 고란초는 여느 지역과 같이 자라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알고 있지만, 문화재청과 관련 학계 등의 심층적인 전수조사를 거쳐 국가지정으로 살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의 이희영 씨는 “천연기념물은 본청의 직권조사나 해당 지자체는 물론 일반인의 민원제기로 신청할 수 있다”며 “요청시 자원조사와 전문위원의 답사에 이어 문화재위원의 판단이후 관보를 통해 이견이 없으면 등재된다”고 말했다.

한편, ‘고란초 천연기념물 지정추진’ 활동에는 부여군과 재경부여군민회를 비롯한 고란사, 환경방송 등이 참여하고 있다.

<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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