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호국로 일대 흉가 둔갑

100년 가까이 잘 보존돼 있는 전주룡 옹의 가옥이 관할 지자체의 관리허술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조선의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숨쉬는 한 촌락이 무분별한 난개발로 송두리째 사라질 위기에 처해 토착주민과 문화재 전문가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터저나오고 있다.

더욱이 학술가치가 충분한 일부 고택마저 역사의 뒤안길로 떠밀린 처지에다 일부 가옥은 이미 매각돼 지식인들은 사업추진에 백지화의 타당성을 들어 물의를 빚고 있다.

 
목가적인 시골 마을은 경기도 덕양구 고양동 호국로1845내 '목암마을'로 지근거리에는 해발 200여m에 이르는 국수봉이 내려다보는 포란형을 그리고 있다.

'목암마을'은 예로부터 왕손의 전주 이씨를 포함한 전 씨, 그리고 조 씨 등이 집성촌을 이뤄 근래까지 전형적인 반농을 형성하며 평화롭게 누려왔다.

 
마을 앞을 가로지른 청정 냇가는 물고기를 잡아먹을 정도로 맑고 깨끗한 전형적인 마을이었으나 기존의 가옥을 허물고 아파트와 소형연립이 추진돼 파문이 예상된다.

뿐만아니라, 일본 대정6년(1917년)에 세워진 전주룡(80) 옹의 정방형 가옥은 석가래와 목재마루는 물론 뒷산의 적송 군락지에 대해 학술가치가 높아 관할 지자체와 문화재청의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목암마을 뒷편에는 선조 후대의 온빈 한씨 아들 영성군의 묘가 있는 데다 오랜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이 모씨 가옥에는 수령 300,400년을 웃도는 아름드리 호두나무<사진>가 고사된 채 누워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전주룡 옹은 "조상대대로 지켜온 아름다운 한옥이 한 건설사의 몰염치한 작태로 마을 전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문어발식으로 동네의 옛 가옥을 하나둘 매입해 곳곳에 방치된 빈집은 흉가로 둔갑한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근대의 마을역사를 엿볼 수 있는 '새마을운동' 표지석은 1974년 3월에 조성됐으나 마을 초입에 흉물스레 방치돼 있다.
이와관련, 차문성 문화재전문위원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오르리만치 학술과 사료가치가 큰 마을의 소중한 문화재에 대해 지표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관할 기관의 관리소홀에 조속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정영자 기자>

저작권자 © 환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