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곰 겨울잠, 깨우지 마세요”
도토리 등 먹이부족으로 1개월 일찍 동면

<반달가슴곰이 동면굴로 이용하는 고목이며, 작은 사진은 반달곰이 나무구멍에서 동면하고 있는 모습.>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들이 예년에 비해 다소 일찍 겨울잠에 들어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엄홍우)은 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의 동면현황을 조사한 결과, 17마리 모두가 동면에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중순경부터 반달곰의 활동범위가 좁아지면서 한 두 마리씩 동면하기 시작한 이후 최근 추운 날이 지속되면서 모두 동면에 들어갔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30일 가량 이른 것이다.

반달가슴곰은 겨울이 다가오면 왕성한 먹이활동을 통해 평소보다 몸무게를 30%정도 늘려 지방층을 충분히 비축한 후 동면에 들어간다.

올해는 반달가슴곰의 주요 먹이가 되는 도토리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현저히 적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하기위해 동면에 일찍 들어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편 올해 자연에서 태어난 새끼 반달가슴곰도 어미곰과 함께 동면에 들어갔으며, 생태학습장에서 태어나 작년 10월에 방사한 새끼곰도 안전하게 동면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동면에 들어간 반달가슴곰은 겨울 한파가 지나가고 먹이가 되는 식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3월 말에서 4월 중순이면 잠에서 깨어나 야생 활동을 시작한다.

공단 송동주 멸종위기종복원센터장은 “동면에 들어간 곰은 외부 자극에 의해 깨어나 활동할 경우 과다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됨으로써 자칫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탐방객들은 지정된 탐방로만 이용하고, 과다한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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