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노래와 춤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던 아이는 중·고교 때는 다큐멘터리 'E-세상이야기', KBS 전국노래자랑, K-팝 경연대회 등에 출연했다.

많은 공연과 대회에 나가 온갖 상을 휩쓸며 소녀는 감출 수 없는 잠재된 끼를 보여줬다.

그런 소녀는 간직했던 소박한 꿈을 키워줄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게 된다.

화제의 주인공, 유지현(여·25) 씨의 미래 비전은 요즘 세대같지 않은 당돌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지현 씨는 지난달 18일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 월드프렌즈 영월교육원에서 미얀마로 봉사를 떠나기에 앞서 국내 교육을 받고 있다.

그의 꿈을 다져준 이는 다름아닌, KOICA를 통해 베트남에서 해외봉사 활동을 펼치는 친언니 유지혜 씨의 영향이란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언니는 30살이 되기 전 해외봉사를 통해 더 나은 자신을 찾고 싶다며 해외봉사에 도전, 꿈을 이뤘다. 

"언니를 보면서 '한국이 아닌 타국인데, 힘들고 외롭진 않을까', '개도국은 위험하지 않을까', '청춘을 왜 굳이 봉사를 위해 쓰지'라는 생각을 했죠.

지난 2월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베트남엘 갔어요. 그런데 제 생각과 달리 언니는 정말 멋지게 생활을 하고 있었죠.

베트남까지 찾아온 동생을 위해 언니는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그는 귀국해 KOICA의 문을 두드렸다.

9월초 미얀마에 파견돼 '음악교육'으로 봉사를 펼칠 그는 현지에는 '음악'이라는 과목 자체가 없다는 소식에 약간은 당황해하고 있다.

하지만, 나름의 계획을 세웠다.
우선 파견 기관의 악기 보유 수, 교육 환경을 살펴본 후 악기가 아예 없으면 재활용품이나 폐품으로 타악기를 만들어 기본적인 리듬을 익히도록 한다.

쉽사리 구할 수 있는 유리그릇이나 쇠그릇에 물을 받아 소리의 높낮이를 가르칠 계획이다.

또, 그것 조차 없는 열악한 상황이라면 전공을 살려 직접 가창을 하고,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아카펠라를 이용한 합창이나 보컬 레슨을 해볼 생각이다.

악기가 있다면 음악의 기초, 기본 코드, 음계, 음이름 읽기 등을 학생들에게 전수할 계획이다.

요즘 인기 있는 방탄소년단, EXO, 블랙핑크 등 학생들이 좋아하는 그룹의 노래와 춤을 따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2년 뒤 귀국하면 연예기획사에 취직할 거예요. 동남아시아 한류 마케팅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일하면서 그 분야 전문가가 되는게 꿈입니다."

35도를 웃도는 살인적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현지 또한 열대지방에 가깝지만, 생기발랄한 그의 비전은 한여름 단비보다도 더 아름다운 꿈이 영글어 간다.
<이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