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도 없고 몸치라 자평한 권남희 선생은 수필가로 등단한 일과 쉼없이 책 읽기를 즐겼다.

그는 틈틈이 옥고를 다듬으며, 아슬아슬 살아 지내온 후일담을 소책자로 엮어냈다.

글쓰기 여정은 가난 속에서도 책을 끼고 살며, 스무 살에 시집을 냈던 조선시대 이덕무의 ‘무목적의 글쓰기’를 견줘내 상기한다.

그는 명예나 권력 추구, 이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단지 문장을 좋아하고 글 짓는 일을 행복으로 삼을 뿐이라 찬미한데 매료된다.

작가는 예술, 특히 문학은 사람들이 일상에 공기나 햇빛처럼 누구나 무상으로 누릴 수 있는 선물이라 예찬했다.

한국수필의 편집주간으로 무려 13개 성상을 누려온 그는 고향 전주의 제철에 맛보는 백도복숭아, 그것도 잘 익어 풍미가 넘치고, 베어먹는 그런 충만감이었다고 술회한다.

손바닥 크기의 소담스런 사이즈로 218쪽안에 담아낸 주옥같은 옥고는 무엇이 다시 쓰도록 했을까, 밤 벚꽃리 마차는 부서지고를 수록했다.

이어 문학 비가 내리던 날, 旅行 女幸 勵行(여행), 수필가는 떠나지 않았다 순으로 이어졌다.

이외 편집자는 누구인가 등이 목차로 구성돼 동료 문우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주옥같은 수필집 ‘그래도 다시 쓴다’<사진>는 코드미디어에서 펴냈으며, 미키 안(Micky Ahn)에서 레이아웃과 디자인을 더 했다.
<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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