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윤무부조류학자,전세계 통일규격 등 시급

<희귀조류 천연기념물 제325-1호 개리(Anser cygnoides)>

윤 박사,가락지 유형 기록사항 국적 등 각기달라
문화재청,환경부가 국제적 통일규격 이끌어내야

러시아와 유라시아, 동남아 등지서 날아든 철새 개체수의 가늠자인 '가락지'가 불규칙하게 제작돼 국제적 기준치가 시급한 것으로 제기됐다.

원로 조류학자 윤무부(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박사는 25일 오후 서울시 중구 남대문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자리에서 탐조 종류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철새들의 가락지 부착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이날 취재진에게 천연기념물 제325-1호 개리(Anser cygnoides)와 독수리, 저어새, 재두루미 등 세계적인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등 희귀조류 표식이 규격화 또는 특정부위에 부착 등이 들쭉날쭉 하다고 밝혔다.

다소 불편한 몸을 휠체어에 의지한 그는 국내 생물학계의 석학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뒤로 반세기 남짓 조류생태를 지켜온 노학자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관할 문화재청과 환경부 등 다양한 루트와 행정부서는 물론 NGO 등 각계에 탄원과 탐조의 새로운 방안모색을 제안했으나 모두 무위에 그쳤다는 것.

<각기다른 가락지가 부착된 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

심지어, 일반인이 쉽사리 접근조차할 수 없는 최전방 부대의 일부 철새 기착지에서 발견한 희귀조류에 대한 보호요청도 묵살되는 자괴감마저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한반도로 날아든 각종 철새의 가락지 부위가 허약한 다리에 주로 착용되지만, 목 등 적정 부위에 통일화된 가락지 부착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파주와 연천 등 경기 북서부 등지에서 포착된 철새들의 부착된 가락지는 색깔과 유형은 물론 어느 국가에서 서식하다 이동했는지 등 구별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역시 제대로 관리감독이 안되는데다 국적 파악과 방사 날짜와 자란 장소, 부착연도 월일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탐조활동에 나선 조류학자 윤무부 박사>

윤무부 박사는 “철새는 국경이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일부 개인이 가락지 실태의 제반자료를 소장하고 있다”며 “예컨대,이 모씨 인천, 코리아만이 기재됐을 뿐, 통합적인 정보공유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에 “정부가 나서 체계적인 관리와 우리나라가 앞서 국제적인 기준치를 통합시키는 지혜와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무부 박사는 간혹 가녀린 다리의 가락지에 낚싯줄이 걸려 있거나 어릴 때 가락지를 서두르면, 성장과정에 자칫 부작용도 따를 수 있다는 우려이다.

윤 박사는 “대부분 철새들은 현지에서의 난개발과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멀리 떨어진 한반도까지 먹이와 짝을 찾아 비행하며 찾아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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