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내 멸종위기종 2급 담비 첫 촬용

'담비가 모이면 호랑이도 잡는다'는 전설 같은 사실이 국립공원의 무인 카메라 앵글에 포착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공원 내 설치한 자연생태 관찰용 무인 카메라를 통해 멸종위기종 2급 담비 두 마리가 새끼노루를 협공으로 사냥하는 모습을 최초로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공단이 공개한 영상은 지난 6월17일 촬영된 것으로 담비 두 마리가 나무를 오르내리며 새끼노루 한 마리를 공격하고 있고, 새끼 노루는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며 담비의 위협에 방어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치악산국립공원에서 최초 촬영된 멸종위기종2급 담비.

같은 카메라로 지난달 9일 촬영한 영상에는 어미 노루와 새끼 노루가 걸어가는 모습이, 지난달 20일에는 담비 두 마리가 뛰어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카메라가 설치된 지점은 담비와 노루 등 야생동물이 지나다니는 주요 길목이며, 담비들이 혼자 떨어진 새끼 노루를 사냥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촬영된 영상은 그동안 문헌에만 기록되고 한동안 치악산국립공원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희귀 동물인 담비가 실제 서식하고 있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특히, 치악산 이외의 곳에서 담비가 목격된 적은 있어도 담비의 사냥 장면이 생생히 촬영된 것은 극히 드문사례로 알려진다.

공단 소속의 국립공원연구원 김의경 박사는 "담비는 보통 2∼3마리가 50평방 킬로미터의 서식권역을 갖고 있고 주로 작은 설치류나 나무열매를 먹잇감으로 하는데, 이번에는 덩치가 큰 새끼노루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그동안 담비의 생태정보가 매우 귀한 형편이었는데, 이번에 촬영된 영상이 담비 생태연구에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담비는 족제비과에 속하며 몸길이 50∼70cm, 몸무게 3∼5kg의 중간 크기 동물이다.

울창한 산림지역에서 2∼3마리씩 무리지어 서식하며, 같은 족제비과의 오소리나 수달과는 달리 나무를 잘 타고 날쌔게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의 박승기 과장은 "담비를 비롯해 최근 희귀 생물이 다수 발견된 것은 치악산의 생태계가 많이 회복됐다는 증거"라며 "치악산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실체 확인과 행동습성 파악을 위해 18곳에 설치한 무인 카메라를 활용해 생태계를 더욱 건강히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권병창 기자/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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