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트몰로스의 山神은 믿어 주시겠죠"
11일 북한산국립공원 백운대 등정



<악천후에도 목적지인 위문에 도착해 탐방객들과 담소를 나누며 파안대소하고 있다.>


"山의 神 트몰로스(Tmolos) 신은 믿어 주시겠죠."

세계 여성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의 위업을 달성한 알피니스트 오은선(44.사진.블랙야크) 씨가 11일 북한산국립공원을 오르며 신독(愼獨)어린 심경을 다시금 어필했다.

오 씨는 최근 일부 매체의 해발 8,586m 칸첸중가 등정을 둘러싼 생채기에 충격을 받고 사실상 칩거에 가까운 활동을 자제하다 공식행사에는 처음으로 나와 위로와 갈채를 받았다.

유난히 빗줄기가 거셌던 이날 행사 주최측인 블랙야크(대표 강태선)는 등반에 앞서 미연에 국립공원 북한산성 분소와 기상 현황를 체크하는 등 만일의 사태 대비로 분주했다.

오 씨의 히말라야 14좌 완등 기념으로 시작된 국내 14개 명산 가운데 첫 등정지인 해발 836m 북한산에는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불구, 300여 명이 산행을 따라 나섰다.


<여류산악인 오은선 씨가 북한산 등반에 나선 탐방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해외의 명산에 견줘볼 때 백두대간을 내리뻗은 우리나라 산은 "아기자기하고 정겨운 멋이 살아 있다"며 곳곳에 명산이 솟아있어 미묘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애창곡으로 아름다운 강산을 좋아한다는 오 씨는 "남과 같이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즐겨부르는 수준"이라며 다소나마 안정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오 씨는 산 중턱에 이를즈음 "깨끗하고 상큼한 북한산은 산행에 더없이 좋은 곳"이라며 "여건이 주어지는 대로 자주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함께 오르던 박 모(여.52.공무원)씨가 우리나라 식문화에 논란을 빚고 있는 개식용 문제를 알리며, "공인으로서 힘이 돼달라"고 부탁하자, 흔쾌히 응답 했다.

하산 중 빗속에 백운대를 오르내리는 탐방객들에게 오 씨는 일일히 두손모아 인사를 나누며 다정스런 정감을 주고 받았다.

산악인 엄홍길 씨가 최근 광주에서 가진 한 특강에서 오은선 씨의 등정여부에 믿는다고 밝힌 점에 고마운 분이라며, 그동안의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세계 여류 산악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그에게 먼훗날 오은선 브랜드의 레저용품 등에 대한 여부 등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잘라말해 영원한 알피니스트의 면모를 보였다.

전북 남원시와 인접한 운봉 고향에서 만나듯 "북한산에 자생하는 즐비한 야생화와 수 많은 식물을 만날 때마다 정겹고 아름답다"며 여심을 드러냈다.


<백운대=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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