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 '환경재앙' 쓰나미에도 온전

 
 
보석 같은 260여개 섬으로 이뤄진 천하비경 간직

일본 열도의 3대 경승지로 손꼽히는 미야기현(宮城縣) 내 ‘마쓰시마’는 해풍과 해조음이 드리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5년 전인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마쓰시마 만에는 오밀조밀하게 솟아 있는 260여개 섬의 천연 방파제 역할로 산더미 같은 쓰나미는 고작 1m 파고로 밀려들었을 뿐 별다른 해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수려한 마쓰시마(松島)의 상징인 ‘고다이도’는 807년에 세워진 비사문당을 일본의 패권을 다툰 전국 시대의 무장 다테 마사무네(伊達 政宗)가 1604년에 재건한 것으로 기록된다.

33년 마다 한 번씩 지내는 특별한 제사 때만 고다이도 실내를 일반인에게 공개하여 신성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5개의 수호신 상을 모신 고다이도(五大堂)는 바로 앞 섬까지 놓인 빨간 나무 다리를 건널 때 아래쪽 해수면을 바라볼 수 있게 일부러 다리 사이에 틈을 두었다.

 
 
이렇듯 특이하게 구조를 만든 이유는 고다이도를 참배할 때 마음을 집중하여 배려할 수 있도록 건너면서 집중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전해진다.

만약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 고다이도에 드나들 마음의 준비가 덜 됐다는 의미라고 한다.
긴장감을 즐기면서 조심스레 다리를 건너 섬에 무사히 도착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바로 앞 동쪽 편에 떠 있는 작은 섬은 252m 길이의 선명한 주홍색 후쿠우라바시 다리로 육지와 연결되어 아베크족으로부터 선풍적 인기를 누린다.

섬 전체가 미야기 현립 자연 식물 공원으로 지정되어 산책을 즐기면서 300여 종류의 수목과 야생초를 만끽할 수 있다.

마쓰시마 만에는 보석 같은 크고 작은 260여 개의 섬이 있고, 그 중에는 배를 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섬도 즐비하다.

자연이 키운 섬과 만의 조형, 쓰나미 재해가 발생했을 때마저 그 피해가 최소화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쓰시마의 달이 너무도 보고 싶어서.”

1689년 6월, 자연과 삶을 노래한 음유 시인 마쓰오 바쇼(松尾芭蕉)는 이곳 마쓰시마를 찾아 자신의 기행 문집 <오쿠노호소미치>에 ‘마쓰시마는 일본 제일의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라 찬미했다.

더불어 살아가는 일본인 본래의 풍경이 단연 일본 3경에 모자람이 없는 절경을 자랑한다. 그 빼어난 마쓰시마의 비경에 잠시 시간의 흐름을 잊기에 충분하리라.

마쓰시마 선착장에서 미끄러지듯 빠져 나가는 유람선은 두 가지 탐방 코스로 마련되어 있다. 마쓰시마 해상을 일주하는 항해 코스는 물론, 같은 곳으로 귀항한다.

마쓰시마 만의 섬을 순환하는 주요 코스는 물론 오슈 제일의 신사로 12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시오가마까지 운항하는 정기 관광선 등 각종 유람선이 준비되어 아름다운 섬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굴 요리, 유람선, 축제 등 사계절 관광 명소로 각광

불꽃 축제와 달빛에 비춰진 야경, 눈에 뒤덮인 설경이 그림 같은 마쓰시마는 굴을 포함한 해산물로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일본 내 굴 어획량 2위를 자랑하는 마쓰시마의 생굴은 알맹이가 작고 속이 꽉 차 있는 것이 별미다.

그냥 날 것으로 굴 회를 먹어도 좋지만, 굴 구이와 굴 덮밥, 굴 햄버거, 굴 찌개는 색다른 맛을 빚어 식도락가의 구미를 유혹한다.

그 밖에 은하수의 하늘 강에 나타나는 견우와 직녀가 까치의 날개로 다리를 놓고, 그 강을 건너 만난다고 구전되는 여름철 센다이 ‘다나바타 축제’는 도호쿠 4대 축제 중 하나로 매년 200여만 명이 즐겨 찾는 등 사계절 명소로 북새통을 이룬다.
<미야기현 마쓰시마=권병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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