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평정 등 노린 일반 직원까지 조직적 가담

<사진=부산환경공단 홈페이지 발췌>
경영 성과급과 근무평점을 노리고,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수질을 조직적으로 조작해온 공단 직원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수질 TMS는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오염도를 자동 측정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으로 실시간 전송하는 원격관리 장치의 하나다.

3일 부산지검 형사4부(박재현 부장검사)는 수질 및 수 생태계 보존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부산환경공단 산하 A하수처리장 소장 이 모(55) 씨, 공단 사업운영부 팀장 안 모(56) 씨를 비롯한 공단 임직원 27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일련의 사건에 가담한 부산환경공단 직원 26명을 부산광역시에 상응한 징계를 통보했다.

이들 임직원은 부산환경공단 산하 하수처리장 3곳(수영-남부-강변)에 근무하며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하수처리시설의 방류 수질 자동측정장치(TMS)를 610여 차례에 걸쳐 임의로 조작, 수질이 기준치에 적합한 것처럼 꾸민 혐의이다.

오염도 따라 근무평정 차이, 승진 '잇속' 챙기고, 경영성과급 나눠먹기 덜미

형사4부의 박재현 부장검사는 "해당 하수처리장 직원들은 하수 오염도가 타 하수처리장에 비해 낮게 측정될수록 근무평정이나 경영성과급 책정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는 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결과, 실제 공단은 부산시로부터 지난해 경영 성과급을 2013년에 비해 10억 원을 더 받은데다 직원들도 많게는 500만원까지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직원은 수질조작 등을 통해 근무평정을 높게 받아 승진을 하기도 했다는 게 검찰측의 전언이다.

검찰은 이 같은 기기 조작으로 방류수 수질이 실제 오염도보다 30% 안팎까지 좋은 것처럼 꾸며졌다고 보고 있다.

그 결과, 수질 측정 항목 중 주요 항목인 질소(N)와 인(P) 수치가 기준치를 훨씬 초과해 방류됨으로써 녹조와 적조 등이 유발됐을 개연성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당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방류수는 수영강과 낙동강 하구, 오륙도 앞바다 등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TMS실에 침입하는 범행수법 개요도/도표=부산지검 제공> 
검찰은 전 운영과장이 수질측정 장소인 TMS실에 감시를 피해 사다리를 놓고 창문을 넘어가거나, 출입문 센서를 가린 채 출입한 점 등으로 미뤄 조작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박 부장검사는 "공단 직원들이 처음에는 수질측정 수치가 절차를 지켜 교정됐다고 허위진술을 했지만, 수사를 통해 서로 말을 맞춘 정황을 포착하고, 하급 직원들을 집중 추궁한 끝에 조직적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반면,공단 측은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수질 조작으로 성과급이나 근무평정을 좋게 받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데다, 수생태계에 미친 영향도 사실상 없었다는 게 자체 진단 결과"라고 해명했다.

이와관련,형사4부의 박재현 부장검사는 "환경은 한번 훼손되면 돌이킬 수 없고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앞으로도 환경침해 범죄에 대해 철저히 엄단함으로써, 국민이 안심하고 살수 있는 환경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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