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11일 조상의 생활양식 등에 관련된 마을숲과 노거수를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했다.

대상지 가운데 영덕 도천리 도천숲은 경상북도 영덕군 남정면 도천리에 있는 마을숲이다.

숲에 관한 유래에 의하면 앞산의 뱀머리(사두혈) 형상이 마을을 위협하므로 이를 막기 위해 숲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이 숲은 조성 유래가 잘 남아 있으며,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대마를 땅 속 구덩이에서 삶아 옷을 만들던 ‘삼굳’의 원형 흔적이 남아있다.

정월대보름에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동제를 지내며 마을을 떠날 때는 이 곳에 인사를 올리고 나뭇가지 하나라도 가져가지 않는 등 자연과 함께 한 선조의 의식을 보여주는 문화-민속적 가치가 크다.

나주 송죽리 금사정 동백나무는 전라남도 나주시 왕곡면 송죽리에 있는 수령 500년으로 추정되는 나무다.

조선 중종때 조광조를 구명하던 성균관 유생 11명이 낙향하여 금사정을 짓고 이 나무를 심었는데 후일을 기약하며 금강11인계를 조직하고 변치 않는 절개를 상징하는 동백나무를 심은 것으로 구전된다.

금강계는 지금도 남아 있으며, 이 나무는 이러한 역사 문화적 유래를 알려준다. 동백나무는 겨울에 붉은 꽃이 핀 후 통째로 떨어지는 모습에서 아름다움과 애절한 슬픔을 담고 있어 옛 사람들이 가까이 한 꽃나무로 현재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굵고 크다.

모양새도 반구형으로 아름답고 수세도 좋아 동백나무를 대표하는 가치가 있다. 나주 상방리 호랑가시나무는 전라남도 나주시 공산면 상방리에 있는 수령 250년으로 추정되는 나무다.

이 나무는 임진왜란 때 충무공과 함께 싸운 공으로 선무원종일등공신이 된 오득린 장군이 마을에 정착하면서 심었다고 전한다.
호랑가시나무는 호랑이가 등을 긁을 때 이 나무의 잎 가시에 문질렀다는 유래가 있다. 남해안에 주로 자라는데, 전북 부안의 군락과 광주광역시에 1주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나 이처럼 큰 나무는 보기 어려워 호랑가시나무를 대표하는 가치가 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이 땅의 소중한 마을숲과 전통나무를 지속적으로 발굴, 지정 보존할 계획이다.
이번 지정예고는 30일 동안 일반인, 관련학자, 토지소유자,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허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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