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사찰은 명백한 범죄이자,사생활 침해"
호텔에서 내어준 기록들 현행법 명백한 위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최모 대표이사가 롯데 선수들이 원정 경기 때 묵을 호텔의 CCTV 위치와 녹화 정보 등을 건네받아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 것이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원정 경기 때 선수들의 숙소를 최 대표이사가 직접 예약을 하면서, 호텔 총지배인 등 호텔 관리자들을 만나 새벽 1시부터 아침 7시까지 CCTV 녹화 내용 자료를 받아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김영주) 소속의 심상정<정의당,사진> 의원이 확보한 근착자료에 따르면,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2014년 3월 3일부터 3월 3일간 파라다이스 호텔, 로얄 호텔, 스탠포드 호텔, 리베라 호텔 등 7개 호텔에 대해 최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서 호텔 CCTV 설치 위치, 새벽 1시부터 오전 7시까지 CCTV 녹화 자료 전달 유무 등을 확인했다.

유성호텔의 경우, 최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않았지만 롯데 자이언츠측은 CCTV 녹화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고, 해당 호텔로부터 자료를 받을 수 있다는 답을 받았다.

<자료=심상정의원실 제공>
특히 로얄호텔의 경우, 총지배인이 롯데호텔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로 CCTV 녹화 자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이렇듯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선수들의 숙소 예약을 챙기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CCTV 녹화 자료라는 민감한 자료를 확보하는데 따른 위험부담을 인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리고, 실제 이러한 호텔 계약 조건에 따라 호텔 측은 CCTV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한 ‘원정안전 대장’을 작성해 롯데 자이언츠측으로 건네줬다.

‘원정 안전대장’에는 울산, 광주, 목동, 대전, 인천, 잠실 등 원정 지역에 선수들이 머무르고 있는 동안이었던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에 걸쳐 선수들의 외출 시간, 귀가 시간이 기록돼 있다.

5, 6월에 머문 한 호텔에서는 총 5차례나 선수들의 외출·귀가 기록이 빼곡히 쓰여져 있다.
선수들이 경기나 훈련을 마친 이후에는 마땅히 보호되어야 할 개인 사생활마저도 롯데 자이언츠측에 의해 꾸준히 감시 대상이 됐다.

심상정의원은 "호텔들이 이러한 CCTV 녹화 자료들을 건네고, 개인 동선까지 확인해 롯데 자이언츠 쪽에 넘겨주었다면 명백히 범죄행위"라고 제기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 주체의 동의, 다시 말하면 선수의 동의 없이는 해당 녹화 자료를 제공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또한 이러한 CCTV 자료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호텔과 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계약 자체도 민법상 신의칙을 위반한 계약으로 무효다.

<자료=심상정의원실 제공>
우려스러운 것은 위법하게 수집된 자료로 선수들의 활동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연봉협상 등 구단 측이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선수 개개인에 대한 문제를 삼을 경우, 불공정한 협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녹화자료 등이 공개될 때 명예훼손 및 초상권 침해에 해당될 수 있다.

이와관련, 심상정 의원은 “이러한 위법하고 초법적인 감시행태는 선수들의 인권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야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어“이번 입수된 자료가 충격적인 것은 구단 측이 선수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선수들의 사생활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한 것으로 이는 명백히 중범죄”라고 개탄했다.

한편 심 의원은 “선수들의 처우와 대우가 열악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구단과 선수가 대등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지금껏 불법 감시로 얻어진 자료로 선수들을 길들이고, 팬들마저 우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CCTV로 사생활과 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만큼 국가인권위원회 차원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진상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 의원은 야구 선수의 고용관계가 사실상 종속관계라는 점에 주목해 “야구선수에 대한 근로자성을 부인해 온 고용노동부에 대해서도 입장 변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병창 기자>

 



 

저작권자 © 환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