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의 사인에 대한 미스터리가 난무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9일 유병언의 죽음을 자연사로 최종 발표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에 대한 일반 대중의 시각은 검찰의 발표와는 달리 다양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병언이 사후 오랑우탄으로 환생하여 등장하는 연극 ‘멍키열전’이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개막 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리며 연극 마니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원숭이 풍자극 <멍키열전>의 ‘유병언 청문회’ 에피소드 장면이 공개된다. 이 연극에서 유병언은 ‘세월호 참사’의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다. 유병언 역은 인천대 공연예술과 하병훈 교수가 맡고 있다.

이 연극의 제작사 ‘제5스튜디오’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청문회’가 난항을 걷고 있는 답답한 현실에서 온 국민들에게 통쾌한 웃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서 우선 이 장면의 대사 전체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연극 <멍키열전>은 ‘서유기’의 손오공, ‘빨간 피터의 고백’에 나오는 피터 등 세계의 문학 작품 속에 나오는 주인공 원숭이, 침팬지, 고릴라 등이 나와 인간세계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독특한 형식의 연극이다.

이 연극의 ‘청문회’ 장면은 낙후된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비꼬고 있다. 당리당략에 따라 싸움질만 하고 있는 오늘의 국회, 각종 의혹과 비리로 수사선상에 있는 국회의원들의 추한 나상(裸像)을 풍자하고 있다.

이하는 ‘유병언 청문회’ 장면의 대사이다.

“당신 직업이 뭡니까?”
“홀리데이 인 수목원에서 개그를 하고 있습니다. 놀러 오이소.”
“여기는 신성한 우리 멍키공화국의 청문회장입니다. 농담하지 마세요.”
“미치겠네. 못 믿겠다는 거지요. 한번 보이소.”

일반인이 희곡의 대사만을 읽고 연극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원숭이들을 통해 마치 한편의 우화극을 펼치고 있는 이 연극의 묘미는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온다. 이 장면의 연극을 희곡으로 먼저 읽고 싶은 분은 극단 ‘제5스튜디오’의 카페(http://cafe.daum.net/the5studio)를 방문하여 ‘작품자료집’에서 찾을 수 있다.

연극 속 유병언의 마지막 대사가 우리들의 가슴을 적신다.

“돈도 명예도 한순간이더군요. 공수래 공수거.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은 한낱 연극일 뿐이죠.”

한편 ‘제5스튜디오’는 연극 <멍키열전>의 ‘유병언 청문회’ 동영상을 개막일에 맞춰 전격 공개한다. 연극은 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혜화동 미마지 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된다. 러시아 국립 박흐탄코프 극장 부설의 슈우킨 연극대학 창설 100주년 축하공연으로 선정된 이 연극은 오는 10월 모스크바 공연을 갖는다. 연기자 박신양과 김유석이 수학한 이 대학은 연기교육의 세계적 명문으로, 이 연극의 작가이자 연출가인 나상만(羅相萬)은 이 대학의 교수를 역임했고, 연기술의 바이블인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을 한국에 정착시킨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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